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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부국장 |
최 상임대표는 지금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을 것으로 짐작된다.
최 상임대표는 최근 SNS를 통해 왜 정치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지를 또렷이 밝혔다. "나라의 일은 정치로만 해결하도록 진화했다. 말이나 글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정치를 통해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한국의 희망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최 상임대표는 "한국 정치기술자들이 진영을 나누고 생각이 없는 지지자들을 홍위병으로 길러서 연명하고 있다. 정치는 막장에 이르고 국민은 외통수에 걸렸다"고 했다. 극심한 사회 분열, 정치 갈등, 포퓰리즘, 부패로 점철된 '막장 정치'가 대한민국을 추락시킬 수 있다고 걱정한다. 막장 정치에서 벗어날 선택지도 사실상 없다.
최 상임대표의 진단은 틀리지 않다.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를 헐뜯기 바쁘다. 적개심으로 가득 찬 비난이 난무한다. 비난의 근거도 따지지 않고, 사실과 달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묻지마 비난'이 오히려 환영받는다. 정치 기술자들은 '국민 생각'이라는 명분으로 교묘하게 포장하며 비난을 확대 재생산한다. 지금 국회가 딱 그렇다. 의원들이 뻑하면 국민의 이름을 들먹인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다. 정치 기술자들이 말하는 국민은 도대체 어떤 국민일까. 586운동권 세력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정권교체에 나섰던 최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부에도 단단히 실망한 듯하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서 보여주듯 낡은 '이념 논쟁'으로 분열을 야기하고 있으니, '달라진 게 없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산주의 세력'이라는 단어도 꺼내 들었다.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다시 이념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최 상임대표의 '정치 스토리'는 흥미롭지만, 사실 한국의 희망에 관심을 갖는 국민은 많지 않다.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큰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 기반이 전혀 없는 대구경북은 더 그렇다. 내년 총선에서 몇 석이나 얻을 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언론도 그런 측면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 블록체인 플랫폼 정당, 국내 최초 상시 정치학교와 같은 정책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희망이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권력을 잡고 국회의원이 되는 데만 목숨을 거는 막장 풍토를 바꾸는 씨앗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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