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좋은 수면 습관

  • 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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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9  |  수정 2023-09-19 07:54  |  발행일 2023-09-19 제13면
불면증, 약 없이 90% 이상 치료가능

일정시간 취침·기상하고 햇빛 쫴야

체온 낮으면 깊은 잠 드는 데 수월
[건강칼럼] 좋은 수면 습관
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지난 칼럼(2023년 7월11일 13면)에서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이해하고 불면증을 야기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본을 알고 원인이 파악되면 불면증 치료는 어렵지 않다. 다수의 수면 논문에 의하면 약 없이 불면증을 호전시킬 수 있는 치료 성공률이 자그마치 90%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약물 내성, 의존성, 정상적인 수면 패턴의 소실, 경제적인 부담 등을 야기하는 약물이 왜 성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환자나 의료진 모두가 불면증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신경과나 정신의학과 계열의 특별한 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수면이나, 불면증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한 적이 거의 없다. 당연히 수면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도와 관심이 떨어진다.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골치 아픈 상담보다는 자기 전 처방된 알약을 편하게 먹고 쉽게 잠들길 선호한다. 그렇다고 수면제를 무턱대고 나쁜약으로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비약물적 치료와 수면 위생 개선에도 불구하고 치료되지 않는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다만 처방전에 상담이나 수면 검사 등을 통해서 비약물적 치료만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약물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뇌에는 선천적으로 고유한 생체 시계가 존재한다. 주변 환경이나 여러 종류의 스트레스에 의해 변형되고 리듬이 파괴된다. 이를 바탕으로 환자 스스로가 문제점을 '인지'하고 바람직한 수면 환경을 위한 실천 즉 '행동'이 수반되면서 치료될 수 있다. 이를 '인지행동치료'라고 한다. 수면 전문 의사나 상담사는 환자에게 좋은 수면 방법을 소개하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상담해 준다.

예를 들면 잘 자기 위해서는 먼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체내 시계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일정한 취침, 기상이 필요하다. 가급적 오전에 햇살을 20~30분 이상 받는 게 좋다. 햇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고 우리 몸을 각성시키는 효능이 있다. 가벼운 체조도 도움이 된다. 아침 식사는 체내 시계의 초기화의 의미가 있어 소량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는 보너스로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실험을 통해 아침밥을 먹지 않은 쥐가 비만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운동과 주간 활동량도 중요하다. 움직임이 줄어들면 체내 시계가 흐트러진다. 운동의 많은 장점 중에 몸에 쌓인 피로감은 밤에 수면 욕구를 증가시킨다. 수면 중 실내 온도도 중요하다. 체온이 낮을수록 깊은 수면에 빠지기 수월하다. 여름철, 덥고 습할 때 불면의 밤을 보낸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여름철 실내 온도는 24~25℃, 겨울철 온도는 1~2℃ 더 낮게 조절하길 권장한다. 만약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에서 일어나서 조용하고 눈이 편한 조도의 거실이나 의자에 앉아서 다소 지루한 책을 읽거나 명상을 권장한다. 블루 라이트를 발생하는 TV, 휴대폰, 태블릿 등은 각성을 유도해 수면 1시간 전부터는 삼가야 한다. 불면 시 다음날을 걱정하면서 시계를 자주 쳐다보면 수면 강박증이 심해져 의식적으로 시계를 보지 말고 잠이 올 때까지 편안히 휴식하다가 잠이 오면 재빨리 침대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야간의 규칙적인 성생활도 수면 유도에 도움이 되므로 추천할 만하다.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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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훈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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