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 신입생수, 10년 후 1만6천여명 수준 뚝 떨어진다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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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3 20:22  |  수정 2023-10-24 07:14  |  발행일 2023-10-24
대구시교육청. 2024~2028학년도 고교 학생배치계획안 발표

2024학년도 공립 40학급, 사립 22학급 감축

일부 고교에선 반발 목소리도
대구 고교 신입생수, 10년 후 1만6천여명 수준 뚝 떨어진다
대구 동구 대구국제학교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 고교 신입생수, 10년 후 1만6천여명 수준 뚝 떨어진다

대구지역 고등학교 신입생수가 10년 후엔 현재보다 5천여명 줄어든 1만6천여명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신입생수의 8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교육당국은 영남일보가 단독 보도(10월23일자 1면)한 내년도부터 단계적 학급수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도 확인해 줬다.

 


대구시교육청은 23일 학령인구 감소, 교원 수급 상황 등을 반영해 2024 ~ 2028학년도 고등학교 학생 배치 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2024학년도엔 공립 40학급, 사립 22학급 등 총 62개 학급(일반고 48학급, 특성화고 14학급)이 감축된다. 시교육청은 학교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11월 중 2024학년도 고교 학급수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의 지원율을 반영한 학급당 학생수, 해당지역 학생 배치여건 등을 고려해 특정 지역 편중 없이 대구 전체를 대상으로 신입생 학급 감축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획의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대구지역 고교 신입생수는 2만1천775명이지만, 10년 후인 2033학년도에는 5천51명이 감소해 1만6천724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또 현재 만 0세가 고1 신입생이 되는 2038년도에는 올해보다 1만1천450명이 줄어든 1만325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공립고는 2024학년도 교원 정원이 전년 대비 감소 폭이 크기 때문에 과밀학급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진급 학년(1→2, 2→3학년)도 감축 대상에 포함됐다. 사립고 역시 신입생 학급 감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성화고는 일반고 전학, 학업 중단 학생 수 증가 등 교육 수요자 요구를 반영하고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학생 비중을 조정할 예정이다. 기존 신입생 모집정원 미달 학급뿐만 아니라 진급 학년(2→3학년)의 학급수를 줄이더라도 과밀이 되지 않는 학과(계열)라면 감축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해마다 사립고에 '향후 5개년 학급 배정 예고제'를 통해 변동되는 학급 및 학생수 추이를 통보할 예정이다. 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 배치 등을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정원이 축소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부 정원 방침에 따라 한시적 기간제 교사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학급 감축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벌써부터 반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 한 고교 교장은 "교육청에 감축 잣대가 뭐냐 물어보니 선(先)지원율이 낮은 곳을 우선 감축 대상에 넣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우리 학교는 우수한 학생이 몰려 내신 따기가 어렵고 시험 범위도 상대적으로 넓어 선지원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교육청 잣대대로 라면 우리 학교는 중하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를 만들어 지원율을 높이라는 말이 되는 것인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고교학점제가 학급수 감축 이슈로 묻히는 것 아니냐는 현장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립고 교감은 "교육부에서 고교학점제가 안착하려면 다양한 교과 개설이 전제가 되는 만큼 학년당 10학급이 충족돼야 한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현실에서 학생수만 고려해 학급수를 줄여 나간다면 2028학년도 5등급 내신 상대평가와 맞물려 점수 따기 좋은 과목에만 학생이 쏠리게 될 게 뻔하다. 이건 명백한 고교학점제의 후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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