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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범 편집국 부국장 |
최 교수의 말을 좀 더 옮긴다. 최 교수는 '자멸의 알고리즘'을 통해 비효율이 쌓여 망한다고 했다. 효율성을 상실하는 원인은 흐름에 맞춰 변하지 못해서다. 최 교수는 "시대의 변화에 맞춘다는 말은 시대 의식을 포착한다는 뜻이고, 시대에 맞는 적절한 어젠다를 세운다는 뜻이다. 망하는 것은 변화는 시대에 적절한 어젠다를 세우지 못해 일어난다"고 했다. 동의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 교수의 지적은 원래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것이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더 절실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도 그렇다. 과연 시대 의식에 맞는 어젠다인가. 내년 총선 승부처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느낌이 든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위기의 본질을 알아야 처방이 나오는데, 아직도 좀비정치나 하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에만 올인 하고 있다"고 국민의힘을 지도부를 겨냥했다.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은 '김포의 서울 편입'으로 짐작된다. '메가시티 서울'이 시대 정신에 적절한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가 국정과제인데, 국민의힘은 '서울공화국'을 강화하려고 한다. 인구 소멸, 지역 소멸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서울로 몰아넣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다. 간사한 꾀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에도 '국민의힘 본류'라고 으스대는 TK(대구경북) 의원들은 입도 뻥긋하지 않는다. 하기야 이준석 전 대표의 '비만 고양이'라는 고약한 비판에도 속만 끓일 뿐 아무런 말도 못한다. '비만 고양이'라는 낙인만 짙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희생론'을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영남권 중진, 친윤계 의원들이 대상이다. 일단 잘 골랐다. 위기를 부르거나 방관한 자들이다. 책임과 희생의 가치를 복원하려면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갈아 엎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편집국 부국장>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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