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을 떨게 한 지진들…원인과 특징은?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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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3 17:52  |  수정 2023-12-04 09:15  |  발행일 2023-12-03
2016년 발생한 경주 지진 원인은 주향이동단층 운동
2017년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 위해 땅속 깐 파이프라인이 단층 자극해 촉발
올해 한반도에선 총 753차례 지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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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9월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인 5.8 지진 발생 지점 단층의 구조. <원자력안전정보센터 제공>

지난달 30일 오전 4시 55분쯤 경주가 다시 흔들렸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하면서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경북이 5로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는 수준이었고, 울산은 4, 경남·부산은 3, 대구·강원·대전 등은 2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경북 및 동해안권에 반복되는 지진으로 많은 이들이 불안에 떨었다. 2016년 이후 한반도 동남권에만 최소 14개 활성단층이 새롭게 발견되기도 했다. 2016년 경주 9·12 지진부터 이듬해 포항 지진, 올해 유독 잦았던 동해안 해역 지진 등 원인 및 특징은 다르지만 더이상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 역대 최대 5.8 규모, 경주 9·12 지진
2016년 9월 12일 오후 8시 32분쯤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역에서 국내 계기 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대인 5.8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건물에서도 큰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었던 지진으로, 안전지대라고 여겨졌던 한반도에 지진의 공포를 안겼다.

9·12 지진 후 발생 원인으로는 양산단층에서 일어난 단층의 수평 이동인 주향이동단층 운동이 지목됐다. 이는 지난달 30일 발생한 경주 지진의 단층 운동과 유사하다. 하지만 지난해 학계에서는 '내남단층'이라는 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 활성단층을 원인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를 수행한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내남단층 최대면적을 38.44㎢로 추정했다.

강한 지진 발생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번의 지진단층 운동으로 내남단층 최대 면적이 파열되면 모멘트 규모(Mw) 5.6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모멘트 규모가 5.0만 돼도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과 에너지 양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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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사 결과 2017년 11월 포항에서 난 규모 5.4지진은 근처 지열발전사업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가동중단 상태인 포항 지열발전소. 영남일보 DB


◆ 손해배상까지 지어진 포항 촉발지진
9·12 경주 지진 공포가 채 사라지기도 전인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점에서 강한 지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강한 5.4였다. 진원지가 7㎞ 정도로 매우 얕았던 포항 촉발 지진은 피해 규모로는 경주 9·12 지진을 뛰어넘었고, 사상 유래 없는 수능 일주일 연기라는 결정까지 내려졌다.

숱한 피해를 낳았던 포항 지진의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발생 직후에는 자연 발생이라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의 문제 제기에 따라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한 '정부조사연구단'이 1년여간 조사한 끝내 내놓은 결론은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 지진이었다. 지열발전을 위해 땅속 깊이 들어가는 파이프라인을 깔아 물을 주입하고 빼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촉발한 것이다.

또한 국무총리 소속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는 지난 2021년 7월 주민설명회를 열고, 포항 지진 원인에 대해 "지열발전사업 수행자와 관리·감독자가 각각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한 문제와 법적·제도적 미비점이 결부돼 발생했다"고 밝혔다. '인재'로 밝혀진 셈이다.

포항지진 직후 포항시민 5만여명이 촉발 지진 피해와 관련해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법원에서는 당시 포항시에 주소를 둔 원고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며 시민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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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 올해 가장 강했던 동해 해역 지진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미소지진을 포함해 한반도에서는 총 753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2.0 이상 지진은 총 99번이었고, 가장 강했던 지진은 지난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지점에서 발생한 4.5 지진이었다. 올해 지진의 공포는 동해 해역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7월 동해 해역 지진을 전후해 올해 4월 23일~6월 20일 연속적으로 발생한 총 232회 지진을 분석해 '동해 연속지진 보고서'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 지진은 앞서 2019년 4월 19일 같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3 지진과 동일 단층면에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진이 발생한 원인으로는 지구 자전·공전에 의해 발생하는 지구조 운동으로 지각에 축적되는 응력이 해소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을 높게 봤다.

KIGAM 측은 동해지역에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큰 규모 단층대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정밀한 해저 물리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지진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은 언제 큰 지진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던 지진이 발생한 원인은 제각각 다르고, 현재까지 밝혀진 연관성은 없다.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또한 2016년 9·12 지진과는 현재까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상청 지진화산기술팀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경주 지진과 9·12지진의 경우 발생을 유발한 단층 모양은 거의 유사한 주향이동단층이고, 주향 방향도 유사하다. 하지만 거리상으로는 두 지진 간 약 21㎞ 떨어져 있어 단층 크기 및 위치를 봤을 때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9·12 지진의 단층 길이는 약 6㎞, 지난달 30일 발생한 지진의 단층 길이는 약 2㎞로 분석돼 물리적 거리 상 관련성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최근 지진으로 9·12 지진 단층에 에너지가 조금이라도 전달됐을 수는 있겠지만 대규모 지진을 유발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큰 지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응력이 쌓여야 하고, 이를 위한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지진이 9·12 지진 발생 지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또한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범부처 사업단을 구성해 2041년까지 전국 활성단층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반도 지진 취약 지대를 보다 세밀하게 살피기 위해서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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