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등 '대구 5대 新산업' 민간 주도형 R&D 생태계 확장 중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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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9 07:11  |  수정 2024-04-09 07:36  |  발행일 2024-04-09 제3면
정부, 내년 R&D 예산 역대 최대 편성…대구 11개 역외기업 유치 체질 개선
수성알파시티 ABB 등 집적
국가산단·대구텍폴·달성산단
미래차 신규 소부장 특화단지
보그워너 DTC 마중물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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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구시가 '국가 디지털 혁신지구'로 조성키로 한 대구 수성알파시티 전경(위쪽)과 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 내 클린룸에서 반도체 회로 밑그림그리기 공정을 실험하는 모습. 〈영남일보 DB·경북대 반도체융합기술연구원 제공〉
그간 연구개발(R&D) 분야는 국가가 주도하고,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가 주를 이뤘다. 1990년대부터 지역별 전략산업을 선정, 막대한 R&D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민간 역할을 강조한다. 시장의 선제 투자에 정부가 대응 투자하는 형태, 정부의 마중물 투자가 발생하면 시장이 대규모 투자를 연계하는 방향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민간 역할을 강조하기엔 수도권과 지역 R&D 역량이 큰 차이가 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연구원들의 67%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기업체 소속 연구원(74.2%)의 수도권 쏠림현상은 더 심각하다. 대구의 기업체 연구원은 전국 대비 고작 1.9%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방침이 나와도 지역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 대구 R&D 생태계는 체질 개선 중

홍준표 대구시장은 취임 이후 모빌리티, 로봇, 반도체, 헬스케어, ABB(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 등 '대구 미래 5대 신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 중이다. 특히, 역외기업 유치를 통해 '민간 주도 산업 생태계'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변화는 R&D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최근 3년간 11개 역외 연구소기업, R&D 센터가 대구로 왔거나 올 예정이다. 모두 5대 신산업에 해당한다.

유치 대상 및 장소 선정도 전략적이다. 수성알파시티에는 ABB 기술 보유 기업, 그리고 ABB와 연계를 노린 기업들을 집적시키고 있다. 국가산업단지·테크노폴리스 인근에는 모빌리티, 반도체 관련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포진시키고 있다.

입주할 기업들의 지명도도 쟁쟁하다. 수성알파시티에는 지난달 19일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맺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엘비스'의 AI 기반 뇌질환 R&D 센터가 구축될 예정이다. SK그룹이 8천240억원을 투입하는 AI 데이터센터·R&D 센터는 2027년 준공이 목표다. 포커스H&S-SK쉴더스의 AI연구센터는 올 하반기에 착공한다.

<주>인터엑스는 제조업과 AI를 연계한 데모자율공장과 R&D 센터를 건립한다. 〈주〉텔레칩스는 반도체 R&D 센터를 확보해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STS로보테크는 AI로봇시스템통합(SI)연구소를 건립해 ABB와의 융합을 시도한다.

매출 19조원 규모인 글로벌 기업 '보그워너'는 다음 달(5월) 중 국가산업단지에 미래 차 전동화 부품 R&D 센터를 오픈해 연구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반도체 분야 글로벌 선두 기업인 '인피니언테크놀로지'는 DGIST 산학협력관 내에 IoT(사물인터넷)혁신센터를 구축, 반도체 센서 및 커넥티비티를 연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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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강조한 민간의 역할에 부합

역외 R&D 관련 인프라 유입은 단순히 지역 R&D 체질 개선에만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대구 5대 신산업은 정부가 선정한 12대 국가전략산업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정부 R&D 투자 방향에도 부합한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번에 강조된 민간의 역할까지도 인정받을 수 있는 '히든카드'인 셈이다.

보그워너DTC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구시는 국가산업단지와 테크노폴리스, 달성 1·2차 산단 일대에 '전기차 모터 등 신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조성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에 연속성을 부여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보그워너DTC가 담당할 수 있다.

인피니언테크놀로지의 IoT혁신센터는 DGIST '센소리움연구소'와 함께 '센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 동력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향후 반도체 관련 국비 사업 유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성알파시티에서는 SK그룹의 AI 데이터센터, R&D 센터와 '국가 디지털 혁신지구 조성' 예비타당성 사업의 연계가 가능하다.

대구시는 앞으로 정부 기조에도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차 국비 전략 보고회'에서도 △차세대 모터 기반 자율차 핵심부품 스마트케어 플랫폼 개발 △실도로 인프라 연계 자율주행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 등 5대 신산업 관련 R&D 사업 발굴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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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수성알파시티에서 SK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글로벌 대학·기업과의 공동 R&D를 계획 중이다. 전기차 소부장 특화단지는 기업이 바라는 R&D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며 "민간 주도형 R&D 생태계를 조성하고, 5대 신산업 육성사업이 연속성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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