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고향사랑기부제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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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7 20:14  |  수정 2024-04-18 08:28  |  발행일 2024-04-18 제22면
장석원(예천)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시골의 진화'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다소 생소한 제목이었지만 '진화'라는 문구가 뇌리에 꽂혔다. 책을 선물로 받은 당일 저녁, 지인들과 가벼운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했다. 책의 내용이 궁금해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 하지만 책에 집중하려 해도 눈이 절로 감긴다. 알코올 여파인 것 같아 찬물로 세수를 한 뒤 집중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문득 책이 떠올랐다.


거실로 나가 책을 읽기 시작해 3시간여 미동도 하지 않고 집중해 읽었다. 순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것이 떠올랐다. 최근 김학동 예천군수가 들려준 향후 예천발전에 대한 청사진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책은 일본의 가미시호로(우리나라의 면단위)라는 인구 5천명 규모의 작은 마을에 연간 10만명이 고항납세를 통해 기부하는 등 이를 통해 시골마을이 진화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인구 감소, 지역 경제의 활성화 필요성, 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방 재생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뤄 낸 눈부신 성과를 다뤄 의미가 크다.


또 '고향납세(고향사랑기부제)'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어떻게 그들의 성공의 기반을 마련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한편 공무원과 마을 사람들이 겪은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의 노력을 생동감 있게 전해 준다.


김 군수는 고향사랑기부제에 관심이 많다. 이런 까닭에 기부제가 첫 시행된 지난해 예천군은 모금액 9억7천700만 원으로 경북 도내 1위, 전국 5위를 차지했다. 올해 군은 첫 사용처로 원어민 영어학습에 3억원 정도를 쓰기로 했다. 예천의 미래인 인재 육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책에는 특히 고향사랑기부자를 단순히 일회성 기부에 그치지 않고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며 '관계인구', '응원인구'로 표현했다. 

 

김 군수도 "수도권에 집중된 '교보문고' 즉 교육과 보건, 문화, 고용 등의 서비스로 인해 비수도권 지역의 정주인구 중심 정책이 한계에 부딪혔다"며 "앞으로 관계인구의 형성, 생활인구의 확장, 잠재적 이주자를 끌어들이는 것 등을 포함해 도시에서의 삶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농촌으로 옮겨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고향기부제가 강력한 유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김 군수를 포함한 전 공직자와 군민이 한 뜻이어야만 가능하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경북본사 장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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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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