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도시, 더 좋은 상주. 5] 2차전지 K-U시티를 이끈다

  • 박성미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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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25  |  수정 2024-06-25 08:13  |  발행일 2024-06-25 제21면
고교에 2차전지 전공·대학엔 연구소…K배터리 '생태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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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경북대 상주캠퍼스 2차전지 연구소 연구원들이 진공증착장치를 이용한 박막형 2차전지와 고성능 2차전지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경북대 상주캠퍼스는 '상주시 2차전지 분야 맞춤형 인재 양성 사업'에 선정돼 인력양성과 연계 취업까지 확장한 지산학연(地産學硏)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하루를 알리는 상쾌한 알람 소리. 출근 준비를 마친 후 스마트폰으로 오늘 날씨를 확인하고, 태블릿 PC를 켜서 중요한 서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스마트 워치와 무선 이어폰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주차된 자동차에 올라 시동을 걸면 전기차 특유의 배기음이 울린다. 부드러운 드라이빙이 시작된다. 익숙하게 핸들을 꺾어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로 출근을 한다. 상주에 상주(常住)하고, 상주에서 일하고, 상주에서 전문가가 된다. K-배터리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는 상주 시민의 다가올 일상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 워치, 무선 이어폰, 전기 자동차 등 일상에 편리를 주는 전자 기기 속에는 빠져서는 안 될 핵심 부품이 있다. 최근 첨단산업 현장에서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2차전지'다.

에너지를 저장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뜻하는 2차전지는 대한민국의 산업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을 뿐만 아니라 환경 위기에 눈을 뜨게 된 세계 각국에서 탄소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2050 탄소 제로 비전을 선언한 대한민국도 이 흐름에 발 빠르게 탑승하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첨단산업의 메카로 상주시가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2차전지 산업과 관련된 인력 양성·취업·정주까지 모두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상산전자고에 2차전지응용과 개설
모듈제작·ESS·소재생산 등 교육
경북대 상주캠퍼스는 실습실 구축
기업재직자 맞춤 커리큘럼도 마련
학습~취업~정주 가능한 도시 구축

◆2030년 상주형 2차전지클러스터 시대 개막

K-배터리의 주역이 되기 위해 특별한 에너지를 품은 상주. 상주시가 2차전지 산업을 미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2021년, 청리일반산업단지에 2차전지 기업들을 유치하면서부터다. 2차전지 기업들로부터 1조1천8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사업으로, 청리일반산업단지에는 2차전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 기업인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과 유력 2차전지 기업들인 아바코, 새빗켐 등이 둥지를 틀었다.

2차전지 중요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생산 시대도 막을 올렸다. 2차전지 관련 기업 유치에 힘입어 상주시 공성면 일원 약 58만평 규모의 땅에는 2차전지 중심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또한, 산업인프라의 구심점이 될 상주형 2차전지클러스터 시대도 2030년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상주형 2차전지클러스터 산업단지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기업 집적화를 이루는 사업이다. 농업도시에서 첨단도시로의 발 빠른 도약. 그렇다면 2차전지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는 어떻게 확보할 예정일까? 이 질문에 상주시의 교육 기관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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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산전자고 학생이 2차전지특성실험과 배터리뱅크 제작실습을 하고 있다.
◆상주형 K-U시티 통해 인재양성·연구지원 나서

University(기업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체계 구축), Unique(지역전략산업 명품 브랜드화), Youth(청년이 정착하고 싶은 환경 조성), City for You(청년을 위한 청년 중심의 정주, 문화, 의료, 교육, 커뮤니티센터 등 공간 조성)를 의미하는 경북 K-U시티. 상주형 K-U시티의 주역은 청년이고, 학생이다. 경북대 상주캠퍼스는 상주시와 함께 지역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위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 지역 기반 산업 중심의 인재를 키우고, 연구 지원에도 나선다. 그중 하나가 2차전지 산업이다.

상주캠퍼스는 2차전지 연구소를 올해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2차전지 연구소는 상주시 및 관련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2차전지 산업이 상주에 뿌리내릴 수 있게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2023년 상반기 출범 준비에 들어가 10월경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산학협력 종합 지원관에 개방형 실습실을 구축 중이다. 실습실이 구축되면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2차전지 관련 교수 17명과 연구원 37명, 학부생까지 포함하면 약 60명에 이르는 인원이 함께할 예정이다.

경북대 상주캠퍼스 총괄지원본부장 박상식 나노소재공학부 교수는 "시에서 다양한 공모 사업에 굉장히 적극적인데 올해 교육발전특구 시범 지역으로도 선정되면서 '상주시 2차전지 분야 맞춤형 인재 양성 사업'도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앞으로 2차전지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는 대학생과 고등학생 그리고 상주에 입주한 2차전지 관련 기업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주시 2차전지 분야 맞춤형 인재 양성 사업'은 2024년 5월부터 12월까지 운영되는 사업으로 인력양성을 통해 지역 전략기업 연계 취업까지 확장하는 지산학연(地産學硏)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그 목표다. 이에 경북대 2차전지 연구소가 2차전지 교육을 도맡아 선두 지휘할 예정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다. 2차전지 연구소의 교육 프로그램은 고교, 대학, 재직자 각각의 커리큘럼이 나누어져 있는데, 특성화고 학생의 경우 2차전지 전반에 대한 기초 이론 과목을 준비한다. 고교생이 수업을 들을 경우 학점을 인정해 주는 절차도 추진 중에 있다. 고등학생의 경우 3년 동안 192학점을 받아야 졸업이 가능한데 2차전지 연구소가 개설한 교육과정을 이수할 경우 졸업학점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대학생의 경우 전문성을 높여 2차전지 완성 단계까지 전반적인 분야를 다룬다. 2차전지 전문가 특강을 통해 실제 현장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상주에 입주해 있는 2차전지 기업의 재직자를 위한 교육과정도 맞춤형이다. 소재 쪽에 집중한 회사라면 소재가 정확하게 만들어졌는지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커리큘럼을 계획할 예정이다.

교육이 시작되고, 인재들이 양성되면 기대했던 소식들이 들려올 것이다. 누군가는 기업의 합격 소식을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만의 아이템을 장착하여 창업 소식을 전해온다. 창업 소식을 전해올 미래의 그들에게도 희소식이 있다. 경북대 상주캠퍼스는 올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창업보육센터 신규 지정을 받아 지난 4일 개소식을 했다. 창업보육센터가 다양한 창업자를 지원하는 만큼 2차전지 관련 벤처기업에도 든든한 지원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 도전하라~ 상주가 두 팔 벌려 첨단산업의 도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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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산전자고에서 학생들이 2차전지를 이용한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자율주행 실습을 하고 있다.
◆전국 최초 2차전지 고교 전공 개설…미래 인력 키운다

지난 4월 '2024 경북도 기능경기대회'가 경북도 도내 10개 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문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꿈나무들의 열띤 경쟁이 펼쳐졌다. 그중 유독 돋보인 이들이 있었으니 상주시 상산전자고 학생들이다. 산업용 드론제어, IT네트워크시스템, 용접, 폴리메카닉스 4개 직종에 출전해 3개 직종에서 4개의 메달을 거머쥐었다. 경북기능경기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탐나는 인재들이 많은 상산전자고가 2025년 특별한 신입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에는 신입생 모집을 위한 홍보관도 새롭게 설치됐다. 내년 신입생들은 이제껏 없던 과의 첫 학생이 된다. 상산전자고는 상주시 2차전지 클러스터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2023년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 직업계고가 신기술 및 신산업 쪽으로 학과 개편을 원할 시 심사를 받아 승인해 주는 사업으로 1개 학급당 약 2억5천만원의 지원이 따른다. 이를 통해 교육부 선정 전국 최초의 2차전지응용과 학생을 모집하게 됐다. 학교 역사에 기록될 변화의 주인공은 2025년 2차전지응용과에 입학할 신입생 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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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경북대 상주캠퍼스 2차전지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2차전지 소재를 혼합하고 합성하기 위해 흄후드에서 교반기를 조작하고 있다.
2차전지응용과는 2차전지 모듈제작, ESS, 에너지화공소재 생산 등을 배우게 된다. 학생들의 관심도 대단했다. 사전 설문조사에서 학교가 2차전지 관련 학과로 개편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9%가 찬성한다고 답을 했다. 학교는 2024 재구조화 지원 사업에 또 한 번 신청서를 내놓았다. 전기제어과 1개 학급을 배터리설비과로, 정밀기계과 1개 학급을 EV시스템과로 바꾸어 2차전지 특성화고로서의 모습을 갖추어갈 예정이다. 올해 신청한 재구조화 사업이 교육부 승인을 통과할 경우 학교 교명도 2차전지 관련 교명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상산전자고 김성한 교무기획부장은 "상산전자고의 학과를 2차전지 관련 과들로 재구조화해 맞춤 교육을 하면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에는 상주시의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자리를 잡기 시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구 감소 지역의 공통적인 문제는 청년의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일할 곳이 없어요"라며 산업도시를 향해 떠나간다. 그렇게 도시는 비어간다. 농업 중심 도시였던 상주 또한 고민했던 문제였다. 하지만 상주는 지금 기업과 청년을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2차전지라는 첨단산업을 통해 상주에 또 다른 희망의 생태계가 꿈틀거리고 있다.

글=박성미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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