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부가 지시한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처리 D-Day인 15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가운 여러 벌을 손에 든 채 이동하고 있다. 이날까지 주요 대학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사직 혹은 복귀 의사를 밝히라 통보했지만 큰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대구 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행정 담당자 A씨는 최근 복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공의들에게 거의 매일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대부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일부 전공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 답장이 없었다. A씨는 "자주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지만, 아무런 답이 없어 막막함과 답답함이 몰려 온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은 대구 전역 수련병원에서 공통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 시한인 15일, 대구지역 전공의들은 끝내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수련병원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할 예정이다.
15일 영남일보 취재 결과, 대구지역 주요 수련병원인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에서는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기존 복귀자(10명 이내)를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월 중순 이후 병원을 떠난 대구지역 6개 수련병원 전공의는 720명에 달한다. B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복귀 가능성을 고려해 당분간 사직 처리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17일 전까지 계속 연락하고 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해 달라고 각 병원에 요청했다. 각 수련병원들은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전공의들에게 복귀 의사를 물었으나, 단 한 명도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는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해 달라는 의사를 대신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지역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정부가 정한 기간까지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아 각 병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며 "사직서 접수 시기를 2월 말로 처리할 경우 정부가 소송에 휘말릴 수 있고, 7월로 처리할 경우 그동안의 월급 지급 문제나 사문서 위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지역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비상 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필요한 경우 인턴이나 간호사 등의 업무를 조정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대책은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 결국 전공의들의 복귀 거부로 인한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환자들의 불편과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가 완료되면 하반기 전공의를 모집할 계획이지만, 그동안의 의료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수련병원 관계자는 "새로운 전공의들이 투입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박지현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