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앞산에 자생하는 가침박달 나무. <대구시 제공> |
대구 앞산에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종인 '가침박달나무' 개체 수가 줄자, 대구시가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에 앞서 정확한 원인 조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남구 대명동 앞산 정상에 '가침 박달 나무 군락지 산림 복원 사업'을 오는 19일까지 진행한다. 사업비 2억700만 원을 들여 경쟁목을 제거해 서식 환경을 정비하고, 대구수목원과 연계해 5천여 개 씨앗·모종을 심어 개체 수를 늘릴 방침이다.
가침박달은 중국과 국내 일부 지역에만 분포하며 진한 향기와 순백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환경 훼손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현재는 희귀식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대구 앞산에선 지난 2000년 처음으로 가침박달 자생지가 발견된 후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관리되고 있다. 전북 임실군의 경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까지 금지하고 있다. 반면, 현재 앞산의 군락지에는 일반 시민의 출입이 자유롭다.
대구시는 복원 사업의 명분으로 개체 수 감소를 들었다. 시 관계자는 "정확한 수는 모르지만, 최근 군락지 면적이 일부 줄어든 것으로 파악했다"며 "기존 가침박달 나무의 노화와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에 의한 훼손 등으로 개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산림 복원 사업을 위해 지난해 8월 한국 치산 기술협회와 50일간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전 조사가 정확히 이뤄졌는지 의문을 표하며 자칫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앞산에 자생하는 가침박달 나무. <대구시 제공> |
이어 "사람들의 통행으로 인해 토양이 딱딱해져 가침박달 나무가 자생할 수 없는 환경이 되면서 개체 수가 감소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복원 사업보다 다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사전에 전문가들과 충분한 조사를 벌였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환경 자체는 가침박달 나무가 자생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희귀식물이자 멸종 위기인 가침박달 나무를 보존하기 위해 추진된 만큼 가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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