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파묘'를 보고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는데, 스토리가 허접했기 때문이다. '전설의 고향' 극장판 느낌이었다. 물론 최민식, 김고은의 연기력은 수준급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흥행몰이가 설명되지 않는다. 그 이유가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 봤지만 별다른 내용은 없었다. '샤머니즘과 풍수지리, 반일감정을 적절하게 섞은 게 흥행 비결'이라는 정도다. 그런 분석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이 영화의 모티브는 풍수지리설이다. 요즘 세상에 조상 묘지를 잘못 써서 후손이 죽거나 화를 입는다는 게 말이 될까. 만에 하나 풍수지리설이 케케묵은 미신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큰 문제다. 국내에 명당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느새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埋葬)은 거의 사라졌다. 화장(火葬)해서 납골당, 수목원 등에 안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화장 비율이 이미 90%를 넘겼다. 5년 후에는 95%까지 늘어난다. 이에 더해 급격한 고령화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장이 갈수록 모자란다. 또 납골당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봉안시설을 늘리기도 어렵다. 이처럼 물리적인 추모 공간이 줄어들면서 '디지털 묘지'가 새로운 대안으로 거론된다.
디지털 묘지는 온라인 공간에 고인의 생애가 담긴 영상과 사진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유족이 원하면 언제든지 볼 수 있어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일찌감치 매장이 금지된 중국에선 디지털 묘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도 머지않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디지털 장례 문화가 대세가 될 것 같다. 허석윤 논설위원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어느새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埋葬)은 거의 사라졌다. 화장(火葬)해서 납골당, 수목원 등에 안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화장 비율이 이미 90%를 넘겼다. 5년 후에는 95%까지 늘어난다. 이에 더해 급격한 고령화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장이 갈수록 모자란다. 또 납골당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봉안시설을 늘리기도 어렵다. 이처럼 물리적인 추모 공간이 줄어들면서 '디지털 묘지'가 새로운 대안으로 거론된다.
디지털 묘지는 온라인 공간에 고인의 생애가 담긴 영상과 사진을 저장하는 방식이다. 유족이 원하면 언제든지 볼 수 있어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일찌감치 매장이 금지된 중국에선 디지털 묘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도 머지않아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디지털 장례 문화가 대세가 될 것 같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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