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장기기증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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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12  |  수정 2024-08-12 07:01  |  발행일 2024-08-12 제23면

지난 6월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19세 소녀가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에 보도됐다. 갑작스러운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된 소녀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뇌사상태가 됐다. 소녀는 심장, 폐장(좌·우), 신장(좌·우), 간장을 기증해 꺼져가는 5명의 생명을 살렸다. 평소 주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씨 착한 소녀여서 마지막 가는 길목에서도 누군가를 도와주고 가기를 희망했을 것이라며 가족들이 의견을 모아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고 한다. 지난 4월에는 전남대 병원에서 소방관을 꿈꾸던 19세 대학생 청년이 5명에게 생명을 나눠주고 천국으로 떠났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장기 기증을 결심한 가족들의 절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자신이 뇌사상태에 빠지면 장기조직기증원에 장기기증을 약속한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 등록률'은 지난해 말 230만 4천472명이다. 전체 인구대비 4.5%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장기 기증 희망 등록률은 총인구의 56%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기증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서 장기이식에 희망을 품은 대기자는 4만 3천여 명이고, 대기기간은 평균 5년 4개월이다.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는 연간 3천 명에 달해 하루에 8명 가량이 장기이식을 받지 못해 세상을 등진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의 낮은 장기기증 등록률은 망자에 대한 신체 훼손 거부감을 포함한 부정적 사고방식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나 오해를 없애 장기기증 등록률 향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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