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대신 다이소 간다…고물가·불황에 저가형 상품 인기

  • 이동현
  • |
  • 입력 2024-08-28  |  수정 2024-08-28 07:09  |  발행일 2024-08-28 제2면
대표적 저가 생활용품 '다이소몰' 앱 사용자 역대 최다

중국산 러시에 대기업 저가상품까지

지역 중소기업 '엎친데 덮친격'
백화점·마트 대신 다이소 간다…고물가·불황에 저가형 상품 인기
백화점·마트 대신 다이소 간다…고물가·불황에 저가형 상품 인기
대구 수성구의 한 다이소 매장. 영남일보DB
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최근 다이소에 론칭한 5천원 미만의 뷰티제품을 애용하고 있다. 시중 상품과 비교해도 품질에서 전혀 밀리지 않아서 선택했다. 김씨는 "유튜브나 각종 SNS에 소개된 '가성비' 뷰티 아이템들은 금방 재고가 소진될 정도"라며 "가격도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온라인 제품과 비슷해서 주거지에서 가까운 저가형 생활용품점을 일부러 자주 찾는다"고 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온·오프라인상에서 저가형 상품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저가형 상품 소비 추세는 특히 온라인에서 두드러진다. 이는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수를 보면 더 확연히 알 수 있다.

2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7월) 저가형 생활용품점인 다이소의 앱 '다이소몰' 사용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7월 한달간 다이소몰 앱 사용자 수는 269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0% 증가했다. 이는 최근 다이소 뷰티·패션 카테고리의 확장과 경기 불황형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보인다.

덩달아 다이소 실적도 꾸준히 증가세다. 매출이 지난해 3조4천605억원까지 늘어나며 사상 처음 3조원을 돌파했다. 다이소 연간 매출은 2021년 2조6천억원에서 2022년 2조9천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천617억원으로 전년(2천393억원)보다 10% 상승했다.

반면, 국내 주요 명품 커머스 앱 사용자 수는 하락세다. 지난달 사용자 수 합계는 51만명으로 지난해 7월 대비 23%나 감소했다.

지역 유통업계 소비 트렌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올해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를 보면, 고금리·고물가에 대한 유통업계의 대응으로 저가상품·PB상품 확대(32.6%), 판매가격 인하(13.4%)가 각각 1·2위로 뽑혔다.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저가 마케팅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가격을 낮추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면 충분한 자본이 필요한데,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전략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 여기에 중국산 저가·물량 공세와의 경쟁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구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대형기업의 저가상품도 버거운데, 품질이 비슷한데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상대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기"라며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중소 제조기업들이 생존하도록 기술 고도화를 꾀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선 저가 상품 수요와 합리적 소비행동은 계속 존재할 것"이라며 "비즈니스 모델 및 판매 혁신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동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