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특권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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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1  |  수정 2024-09-11 07:02  |  발행일 2024-09-11 제27면

우리나라 고위 공무원이 퇴직한 뒤에야 깨닫게 되는 3가지 사실이 있다고 한다. ①밥값이 이만큼 비싼 줄 몰랐다. ②내 골프 실력이 이 정도로 형편 없는 줄 몰랐다. ③민원 담당 공무원 만나는 게 이토록 어려운 줄 몰랐다. 물론 웃자고 하는 이야기다. 나돈 지 꽤 오래된, 시대에도 뒤떨어진 유머다. 그렇지만 완전히 날조된 것도 아니어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고위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시각은 지금도 크게 변한 게 없다. '철밥통'으로 여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퇴직 후에도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도 있어서다. 일반인은 꿈도 못 꾸는 '신의 직장'을 꿰차기도 한다.

한국에서 특권과 기득권을 누리는 부류가 적지 않다. 그중에서 고위 공무원은 극히 일부다. 특권 서열로 따져도 겨우 명함만 내밀 정도다. 특권층 상단에는 정치인, 법조인, 재벌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권 '성골'은 국회의원이다. 그들의 금배지는 특권의 상징인 셈이다. 하지만 정작 할 일은 제대로 않는다.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소설 '인간시장'으로 유명한 김홍신 작가도 최근 국회의원 특권을 직격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가진 180여가지 특권을 국민은 하나도 못 누린다. 국회의원은 추석이나 설 명절에 850만원을 받지만, 국민은 정부로부터 10원도 못 받는다"며 과도한 특권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김 작가가 언급한 국회의원 특권은 대부분 알려진 사실이다. 새로운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그가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많은 공감을 사고 있다. 국민들은 전직이 아닌 현직 국회의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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