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 가동? SPC 구성 변화?…TK신공항, 격랑 속으로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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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1 17:48  |  수정 2024-09-11 17:49  |  발행일 2024-09-11
11일 홍준표 대구시장 언론 브리핑
군위 우보면 입지 변경 '플랜B' 공개
플랜B 가동 시 2032년 말 개항
"지금 이상태는 10년 지나도 불가능"
SPC 구성 변화 예고, 시 단독 사업자안도
플랜B 가동? SPC 구성 변화?…TK신공항, 격랑 속으로
11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단순한 엄포가 아니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1일 대구경북(TK) 신공항을 현 군위 소보·의성 비안면에서 군위 우보면으로 변경하는 '플랜B' 방안을 공개했다. 특수목적법인(SPC) 구성 변화도 시사하며, 반환점을 돈 신공항 건설사업의 대격변을 예고했다.

홍 시장은 이날 산격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의성군의 지금 행태로 봐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 이상 협의하다간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며 "플랜B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의성군은 신공항 화물터미널 조성 문제로 국토교통부·대구시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당초 복수 터미널에 부정적이었던 국토부는 최근 입장을 바꿔 공식 검토를 발표했지만, 이번엔 입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홍 시장은 그간 신공항 건설사업 과정에서 군위·의성군과 맺은 공동합의문을 근거로 의성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공동합의문에는 군위에 민간공항 터미널·배후산단·공무원연수시설 등을, 의성에는 군 주거시설 및 항공 물류 관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터미널에 민간공항과 화물이 따로 있냐. 도대체 이해 안 되는 주장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국토교통부가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서 겨우 할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식의 억지 주장은 사업을 하지 말자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신공항 건설사업에서 의성을 배제하는 플랜B 방안도 공개했다. 단순히 의성과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엄포용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플랜B 계획에 따르면, 시는 내년 2월 이전부지선정위를 구성하고 이전부지 재선정에 착수한다.

이어 2026년 8월 기본계획 수립 후 기부대양여 심의 등을 거쳐 2027년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게 된다. 최종 개항 목표는 2032년 12월이다. 기존 계획보다 3년 가까이 늦춰지는 셈이다.

홍 시장은 "플랜B로 가면 2년 이상 추가 일정이 소요되지만, 지금 이 상태로 가면 10년이 지나도 불가능하다"며 "연말이 되면 국토부는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그땐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지금 플랜B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군위 우보면으로 신공항이 가면서 얻는 장점도 밝혔다. 그는 "군위 우보면으로 신공항이 가면 토공 물량이 많아져 전체적인 사업비는 올라갈 수 있지만, 국가적으로선 플랜B가 전혀 나쁘지 않다. 신공항 건설과정에서 의성에 약속했던 철도, 사회 안전망 등 수조 원에 달하는 SOC 사업을 해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군공항 이전 사업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의 변화 가능성도 언급하며 사업 추진 방식의 대변화도 예고했다.

홍 시장은 "지난주 신공항 용역 결과를 확인해 보니 기존 SPC로 사업을 추진하면 이자만 14조8천억 원이 나오는 등 전체적으로 (사업이) 마이너스 8조가 넘는다고 나왔다. SPC와 대구시가 공동 사업자로 추진할 경우 사업비는 비슷하지만 대구시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만약 대구시가 단독으로 사업 시행자가 돼 SPC 구성을 하지 않으면 8조가량 이익이 남는다고 나왔다. 다만, 이 경우 막대한 채무가 발생해 공적 자금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세 가지 방안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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