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효과 신통찮네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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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0-14  |  수정 2024-10-14 07:49  |  발행일 2024-10-14 제13면
금리 선반영·가계대출 압박
대출·예금금리 하향 어려워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3년2개월가량 지속된 통화긴축기조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은행 금리가 기준금리와 함께 떨어져야 하지만 당장 은행들이 대출·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예금 금리는 이미 시장금리를 상당 부분 선반영해 낮춰진 상태고, 대출 금리는 정부의 집값 및 가계대출 관리 압박 탓에 올리거나 현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90∼5.780% 수준이다. 약 석 달 전 7월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1.15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710∼6.500%)의 하단도 0.75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345%→3.304%로 0.041%포인트 떨어졌다. 또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520%→3.360%로 0.160%포인트 내린 것을 감안하면 은행권 대출 금리가 시장 금리를 큰 폭으로 역행한 셈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등에 7월 이후 은행들이 앞다퉈 가산금리를 추가,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린 영향으로 보인다.

게다가 집값과 가계대출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만큼, 은행들이 한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거의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1주일마다 주초 시장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조정하는데, 최근 시장금리가 다소 오른 만큼 월요일(14일) 대출금리를 0.16%포인트 오히려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도 강한 만큼 기준금리가 내렸다고 대출금리를 바로 낮추긴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예금 금리는 이미 상당수 은행에서 최근 2∼3개월 사이 0.20∼0.45%포인트 정도 일제히 낮아진 상태다.

시장금리가 미국(9월 기준금리 인하)과 한국(지난 11일 기준금리 인하)의 통화정책 전환 전망에 미리 상당 폭 떨어졌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이를 반영해 예금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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