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도구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진화해왔다. 석기시대의 호모 하빌리스(도구를 쓰는 인간)에서부터 현대의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인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선 이후 우리는 또 다른 진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바로 '호모 플라스티쿠스(Homo Plasticus)'의 탄생이다. 이 신조어는 원래 플라스틱 문명(도구)을 누리는 신인류를 일컫는다. 하지만 더 그럴듯한 다른 의미도 있다. 몸 자체가 플라스틱화되는 인간의 충격적인 현실을 빗대는 말로 제격이다.
세계자연기금(WWF)과 뉴캐슬 대학의 공동 연구(2019년)에 따르면, 현대인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약 5g(2천개)이다. 이는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의 양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50g 정도니 우리는 매년 신용카드 50개를 먹는 셈이다. 주된 섭취 경로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생수와 음료수다. 80%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이 체외로 배출되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일부는 신체에 축적된다. 1년에 1.5g씩 우리 몸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채워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인간 DNA에서 플라스틱 성분이 검출될 수도 있다.
인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범벅이 된다면 온전할 리 없다. 아직까지 연구가 미진해 그 부작용과 위험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을 뿐, 미세플라스틱이 만병의 근원이란 사실은 명확하다. 호모 플라스티쿠스의 앞날이 걱정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플라스틱 이전 시대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근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각자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허석윤 논설위원
세계자연기금(WWF)과 뉴캐슬 대학의 공동 연구(2019년)에 따르면, 현대인이 일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약 5g(2천개)이다. 이는 신용카드 한 장 정도의 양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50g 정도니 우리는 매년 신용카드 50개를 먹는 셈이다. 주된 섭취 경로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생수와 음료수다. 80%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이 체외로 배출되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일부는 신체에 축적된다. 1년에 1.5g씩 우리 몸이 미세플라스틱으로 채워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인간 DNA에서 플라스틱 성분이 검출될 수도 있다.
인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범벅이 된다면 온전할 리 없다. 아직까지 연구가 미진해 그 부작용과 위험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을 뿐, 미세플라스틱이 만병의 근원이란 사실은 명확하다. 호모 플라스티쿠스의 앞날이 걱정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플라스틱 이전 시대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근본 해결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각자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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