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정치는 나이순?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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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11  |  수정 2024-11-11 07:00  |  발행일 2024-11-11 제23면

도널드 트럼프의 인생 재역전이 경이롭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패배한 후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트럼프는 첫 임기 후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 같은 '징검다리 집권'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다. 트럼프는 고난과 시련으로 점철된 대권 재수생활을 용케 버텨냈다. 무엇보다 사법리스크를 피한 게 신기하다. 그는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등 혐의로 4차례나 형사 기소됐고,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해선 1심 재판에서 중범죄 유죄 평결을 받기도 했다. 법 위에 군림하게된 트럼프 사례는 아마도 비슷한 처지의 한국 야당 대표에게 적잖은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남의 나라 선거에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지만 미국 국민의 선택에는 확실히 특이한 구석이 있다. 범죄에 관대할 뿐만 아니라 나이 역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게 그렇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는 만 78세가 되는 내년 1월에 취임한다. 바이든보다 더 늙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과거 트럼프는 바이든을 향해 치매환자라고 놀려댔는데, 요즘 본인의 인지장애도 만만찮은 상태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권력자의 고령화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시진핑(70), 러시아 푸틴(71)을 비롯해 세계 10대 인구 대국 중 무려 9개국 지도자들도 70세가 넘는다. 그들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통치한다니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정치 세대교체가 안되는 것보다 최고 권력자의 심신쇠약이 더 문제다. 무엇보다 그들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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