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인생 재역전이 경이롭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패배한 후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트럼프는 첫 임기 후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 같은 '징검다리 집권'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다. 트럼프는 고난과 시련으로 점철된 대권 재수생활을 용케 버텨냈다. 무엇보다 사법리스크를 피한 게 신기하다. 그는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국가기밀 유출 및 불법보관 등 혐의로 4차례나 형사 기소됐고,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해선 1심 재판에서 중범죄 유죄 평결을 받기도 했다. 법 위에 군림하게된 트럼프 사례는 아마도 비슷한 처지의 한국 야당 대표에게 적잖은 위안이 될 수도 있겠다.
남의 나라 선거에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지만 미국 국민의 선택에는 확실히 특이한 구석이 있다. 범죄에 관대할 뿐만 아니라 나이 역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게 그렇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는 만 78세가 되는 내년 1월에 취임한다. 바이든보다 더 늙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과거 트럼프는 바이든을 향해 치매환자라고 놀려댔는데, 요즘 본인의 인지장애도 만만찮은 상태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권력자의 고령화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시진핑(70), 러시아 푸틴(71)을 비롯해 세계 10대 인구 대국 중 무려 9개국 지도자들도 70세가 넘는다. 그들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통치한다니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정치 세대교체가 안되는 것보다 최고 권력자의 심신쇠약이 더 문제다. 무엇보다 그들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남의 나라 선거에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지만 미국 국민의 선택에는 확실히 특이한 구석이 있다. 범죄에 관대할 뿐만 아니라 나이 역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게 그렇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는 만 78세가 되는 내년 1월에 취임한다. 바이든보다 더 늙은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과거 트럼프는 바이든을 향해 치매환자라고 놀려댔는데, 요즘 본인의 인지장애도 만만찮은 상태로 보인다.
따지고 보면 권력자의 고령화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시진핑(70), 러시아 푸틴(71)을 비롯해 세계 10대 인구 대국 중 무려 9개국 지도자들도 70세가 넘는다. 그들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통치한다니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정치 세대교체가 안되는 것보다 최고 권력자의 심신쇠약이 더 문제다. 무엇보다 그들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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