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신노인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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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21  |  수정 2024-11-21 07:01  |  발행일 2024-11-21 제23면

우리나라는 저출생 못지않게 고령화도 심각하다.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천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소위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가 빠르게 노인세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1955년생은 이미 2020년에 65세를 넘겼고, 1963년생은 2028년부터 노인 대열에 합류한다. 베이비붐 세대 인구가 무려 700만명이나 되니 수년 내에 이들이 전체 노인비중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이처럼 베이비 부머들이 노인 세대의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기존의 노인 문화도 크게 변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청년기에 민주화를 주도했고 중년기에는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일제 식민지와 6·25 전쟁을 겪으며 힘겹게 살았던 기성 노인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훨씬 더 많이 배웠고 경제적 여유를 누렸으며 나이보다 젊게 산다. 이런 세대적 특성이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쉽게 변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을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신(新)노인'이다. 이들에게는 몇 가지 뚜렷한 특성이 있다. 직업적 경험이 풍부해 은퇴 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한다.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것은 물론 사회 활동도 활발하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문화에도 익숙하다.

신노인의 사고방식도 젊은 층 못지않게 현대적이다. 자녀의 부양을 바라지 않는 대신 유산 상속도 않는다. "내가 번 돈 다 쓰고 가겠다"는 것이다. 신노인은 '뒷방 늙은이'가 아니라 우리사회를 이끄는 새로운 주체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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