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에 대한 항의로 열린 한국 시위문화에 대해 세계 외신이 큰 관심을 보였다. AFP통신은 지난 7일 대통령 탄핵 표결을 앞두고 국회 앞에서 열리는 시위를 상세히 보도했다. 이 통신은 K-팝, 성탄절 캐럴을 합창하고 형형색색의 야광봉을 흔들며 즐겁게 참여하는 참가자의 모습이 축제를 연상시켰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등의 다른 외신들은 7일 국회 앞 시위가 축제 같은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전하며 많은 부모가 어린 자녀를 집회에 데리고 오거나 연인, 친구끼리 참가했다고 썼다.
과거 시위 현장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 등 전통 민중가요가 흘러나왔지만 젊은층 참여가 높아지면서 방탄소년단 등 흥겨운 K-팝이 현장 분위기를 주도한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로제의 '아파트'까지 울려 퍼져 시위 현장을 축제장으로 만들었다.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겁지만 그 방식은 결코 무겁지 않다. 달라진 시위문화에 힘입어 K-팬덤문화를 대표하는 아이돌 응원봉이 시위에 활용되면서 이커머스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응원봉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목숨 걸고 투쟁했던 1980년대 한국 시위가 축제로 변한 것은 2008년 광우병 시위로 시위대 구성이 급변한 것을 큰 이유로 꼽았다. 젊은층, 가족단위 참가자 등이 크게 늘면서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세대가 적극 참여하는 새로운 시위문화이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정치·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시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이유다.
김수영 논설위원
과거 시위 현장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 등 전통 민중가요가 흘러나왔지만 젊은층 참여가 높아지면서 방탄소년단 등 흥겨운 K-팝이 현장 분위기를 주도한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로제의 '아파트'까지 울려 퍼져 시위 현장을 축제장으로 만들었다.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겁지만 그 방식은 결코 무겁지 않다. 달라진 시위문화에 힘입어 K-팬덤문화를 대표하는 아이돌 응원봉이 시위에 활용되면서 이커머스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응원봉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목숨 걸고 투쟁했던 1980년대 한국 시위가 축제로 변한 것은 2008년 광우병 시위로 시위대 구성이 급변한 것을 큰 이유로 꼽았다. 젊은층, 가족단위 참가자 등이 크게 늘면서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세대가 적극 참여하는 새로운 시위문화이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정치·사회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평화로운 시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이유다.
김수영 논설위원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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