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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장수현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비상계엄, 탄핵 정국으로 국내 불안정한 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2기 미국 정부 출범 등 대외 변수도 국내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구경북 지역 기업과 기관은 '지역 사회 공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기존 진행하던 봉사활동 등의 사회 공헌 활동 바탕 위에 기업·기관 상황과 전략에 부합하는 활동을 더하며 지역 사회공헌 활동도 입체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기업 상황에 맞춘 지속적인 사회공헌 전략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2023년 발표한 사회공헌백서 '진실된 ESG,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 : True ESG, Sustainable Society'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1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1조 9천100억원으로, 2021년(1조 5천684억 원) 대비 22%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5년 국내 주요 600대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이 2조9천2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 발전이다.
국내 100대 기업은 381개, 35대 공기업은 117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이 운영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분야가 149개(39.1%)로 가장 많다. 교육과 환경보호 분야 각 47개(12.3%)로 뒤를 이었다. 35대 공기업 역시 사회복지 분야 65개(55.6%), 지역상생 분야 16개(13.7%), 환경보호 분야 12개(10.3%)로 나타났다.
백서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존 틀을 유지하기보단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으로 추진되는 추세다. 그동안의 사회공헌이 시혜적이고 자선적 접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공유가치 창출)-ESG(지속 가능한 경영)를 거치면서 기업 비전과 미션에 밀접하게 연관된 전략적 활동으로 변화는 중이다. 일회적이고 행사 위주 사업을 뛰어넘어 전략적인 사회공헌 사업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에 미칠 영향까지 범위가 넓혀진 것이다.
특히 사회공헌의 성과가 일부 수혜자만이 아닌 청년, 문화, 벤처, 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 영역의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폭넓어진 것도 특징이다. 기존의 사업 틀을 깨고 기업의 이미지나 매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상이나 사업 내용이 확장돼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역 사회 공헌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의 활동이라는 점은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국민 1천500명, 이해관계자 221명, 실무자 142명을 대상으로 기업사회공헌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회문제 해결 및 지원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업사회공헌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 눈에 띄어
iM뱅크(아이엠뱅크)는 사회공헌활동에 변화를 불어넣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종합적인 상생금융 지원에 전력을 쏟았지만, 올해는 대학생 홍보대사 등 젊은세대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 올 3월에 뽑힌 홍보대사들이 가장 먼저 진행한 활동은 소외 계층 대상 지역 무료급식 행사와 김장나눔 행사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iM뱅크는 지역 청년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와 함께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기존 진행하던 사회 공헌 활동으로 지역민을 위한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iM뱅크는 추후 수도권 및 대구경북지역 홍보대사를 구분 선발할 예정이며, 선발된 홍보대사들은 각 지역에 맞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상생 협력의 가치 실현을 위해 지역 각계 기관·단체와 손잡았다. 대구 달서구청 등 기관·단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탄소 상쇄 숲'을 조성했다. 친환경 저탄소 녹색도시 확산과 대규모 산불로 산림 훼손이 발생한 지역의 회복을 위한 사업이다. 또, 대구 남구 이천동 희망교 일대 신천둔치에 1천5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 중립 실천에 앞장서며 대구시민들에게 작은 쉼터를 제공했다.
대구도시개발공사의 경우 공사 전문 분야뿐 만 아니라 장애인전문체육 활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공헌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역 장애인 전문체육 활성화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이 눈에 띈다. 2017년 창단한 휠체어배드민턴팀의 선수단 복리후생은 물론 훈련 환경 조성, 국내외 대회 출전 등으로 선수단 운영 전반을 지원하며 장애인 스포츠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활동 덕에 휠체어배드민턴팀은 창단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지역사회 기여 △미래세대&취약계층 △임직원 참여 등 3가지를 중점 영역으로 나눠 보다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1980년 포항에 개관한 효자아트홀에서 각종 공연과 교육을 개최해 품격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고 있는 데다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복합문화공간 'Park 1538', 포스코 미술관, 전용 축구장 및 축구단 등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도 무료로 운영 중이다. 또,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Beyond)와 함께 사회 곳곳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포스코 직원들로 구성된 포스코 '재능봉사단' 체제를 도입해 지난 21년간 860만 시간의 나눔 활동도 펼쳤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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