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신병 강제 체포' 초읽기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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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02  |  수정 2025-01-02 19:02  |  발행일 2025-01-03 제1면
공수처 3일 尹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할듯…대통령 경호처·지지자 넘어설까
경찰, 관저 앞 드러누운 지지자들 끌어내면서 물리적 충돌
헌정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신병 강제 체포 초읽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수괴(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유효기간인 6일 이전에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헌정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신병 강제 체포 초읽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수괴(우두머리)·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유효기간인 6일 이전에 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 앞 도로에 지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누워있다. 연합뉴스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에 대한 강제 체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원으로부터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 체포(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체포영장 유효 기한인 6일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헌정사상 최초이자 초유의 일인 만큼, 공수처는 대통령 관저 진입 동선을 검토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공조수사본부로 수사를 진행 중인 공수처와 경찰은 대통령 경호처와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체포 동선이나, 질서유지 방안 등에 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공수처는 검사와 수사관 등 약 50명을 투입하고 경찰도 기동대 10여 개를 동원해 대통령 경호처, 시위대와의 충돌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늦은 밤이나 3일 새벽에도 영장 집행은 가능한 만큼, 일각에선 지지자들이 적은 시간에 영장이 집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공수처는 현직 대통령임을 감안해 일과 시간 중에 영장을 집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영장 집행 시도 시 대통령 경호처와의 충돌을 넘어야 한다. 대통령 신변 보호를 조직의 존재 이유로 하는 경호처가 대통령 관저의 문을 활짝 열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호처는 지난달 31일 체포영장 발부 당시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공지했다. 원론적 입장이지만 법대로 대통령 신변 경호를 계속할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비록 법원이 윤 대통령의 체포 영장에 한해 형사소송법의 '군사상 비밀' 조항을 예외로 적시하면서 법적인 방어막이 뚫렸다고는 하나, 윤 대통령 측은 이미 "공수처에는 경찰 기동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방어 논리로 반박하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경찰 기동대가 공수처법상 수사 협조 요청에 따라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혼잡경비 활동'을 할 수는 있지만, 이를 넘어 영장 집행을 하는 것은 기동대 임무 범위를 넘는 것"이라며 "수사 관련 보조는 기동대의 권한 밖"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경찰 기동대 지원을 받아 체포·수색을 시도하려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 행위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관저 문 앞에서 공수처와 경호처가 대치만 벌일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지지자들이 관저 앞으로 몰려들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지지자들을 향해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고무된 지지자들이 관저 근처에 몰려들었고 이날 경찰이 이들을 끌어내면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공수처가 관저에 진입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시도하고, 경호처가 이를 막아설 경우 관저 주위에 몰려든 찬반 지지자들이 충돌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공수처는 이에 대한 대응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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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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