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부터 '北 핵보유국' 언급한 트럼프…김정은 직접대화 할까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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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1  |  수정 2025-01-22 09:02  |  발행일 2025-01-22 제3면
美 트럼프 대통령 북한 핵보유국 및 김정은 수차례 언급

외교전 스몰딜 및 코리아패싱 우려
취임 첫날부터 北 핵보유국 언급한 트럼프…김정은 직접대화 할까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wave after dancing at the Liberty Ball, part of the 60th Presidential Inauguration, Monday, Jan. 20, 2025, in Washington.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부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향후 국내 외교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난 김정은과 매우 우호적이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나는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고 자신과 김 위원장의 관계를 소개했다. 이어 "이제 그는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며 향후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2017년 백악관을 떠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시 첫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요 안보 위협으로 북한을 지목한 것처럼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위협을 지목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 나왔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북핵을 용인하는 게 공식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 지명자도 지난 14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에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의 공동 목표였던 '북한 비핵화'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우리 외교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핵군축이나 핵동결 등 이른바 '스몰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이 핵 군축이나 핵 동결을 목표로 북한과 협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이다. 더욱이 남한을 제외한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한민국이 외교전에서 소외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핵보유국이라는 용어의 외교적 함의를 인식했는지, 단순히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했는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외교계의 평가다. 헤그세스 국방 방관 지명자의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만큼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바로 대응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지속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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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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