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전기차 의무화 철회"…지역 배터리·차부품 업계 타격 '불가피'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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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1  |  수정 2025-01-22 09:13  |  발행일 2025-01-22 제3면
자국우선주의 보편 관세…배터리·車부품 업계 타격·변화 불가피

"IRA 당장 폐지는 어려워 차츰 축소 될 듯" 분석도
[트럼프 2.0] 전기차 의무화 철회…지역 배터리·차부품 업계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신의 국정 기조를 이행하는 여러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구경북을 비롯한 한국 자동차·배터리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 등을 통해 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우대 정책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신규 관세 조치가 언급되지 않은 점에 국내 완성차 업계는 다소 안도하면서도, 이후 예고된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폐기와 관세 부과에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다.

◆지역 배터리 업계 "시간이 약"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전기차 의무화로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금지되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기반인 자동차 제조업 분야의 2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전기차 생산의 핵심인 2차전지 소재 업계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환경차 판매 목표치 철회와 함께 환경규제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취임식 직후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제한하는 주(州)정부 배출 규제가 적절할 경우 폐지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의무화가 철회되면 글로벌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확산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IRA 마저 폐지된다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IRA 폐지 여부에 관련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IRA는 완성차와 배터리를 대상으로 △구매자 대상 전기차 세액공제 △투자 세액공제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등 크게 3가지 혜택을 부여한다. 이중 전기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와 배터리업체가 받는 세액공제의 존속 여부에 대한 철회 여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IRA 폐기를 위해선 상·하원 동의가 있어야 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IRA를 바로 폐기하기보다는 행정명령 등을 통해 IRA에 따른 혜택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지역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에는 안 좋을지 모르나, 결국에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배터리 업계도 좋아질 것"이라며 "현재로선 버티는 시기"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차부품 업계 '관세장벽' 촉각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25% 관세를 취임 첫날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확정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에 진출한 지역 차 부품업체와 배터리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는 인건비가 저렴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혜택을 받고 있어 북미 수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캐나다는 포항이 본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을 건설 중인 상황이다.


이에 지역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응 방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업계에서는 캐나다나 멕시코가 아닌 미국 현지 생산과 투자를 늘리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지난해 말부터 가동한 터라 IRA 축소나 폐지에 파급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관세를 피하기 위한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안도 예상된다.


지역 한 자동차부품 업체 관계자는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될 것에 대비해 미국 현지 공장 생산으로의 전환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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