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설 연휴 민심에 촉각…당 지지율·잠룡 맞대결 모두 혼전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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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6  |  수정 2025-01-26 16:37  |  발행일 2025-01-27 제1면
정치권, 설 연휴 민심에 촉각…당 지지율·잠룡 맞대결 모두 혼전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용산소방서를 방문, 설 명절 필수 근무 공무원인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설 연휴 민심에 촉각…당 지지율·잠룡 맞대결 모두 혼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이 설 연휴 기간 중 '밥상머리 민심'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구속 여부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지만 '조기 대선' 가능성과 연휴 동안 민심 변동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설을 앞두고 시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 각 당의 지지율은 물론 잠재적 대권 주자들 간 1대 1 대결에서도 혼전 양상을 띠면서, 이번 명절 민심이 향후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 정치권은 설 연휴가 시작된 24일부터 전국 주요 역사, 버스터미널 등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등 설 민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서울 용산소방서 및 한남파출소를 찾아 명절 필수근무 공직자들을 격려했다. 권 위원장은 27일에도 응급의료 현장을 찾는 등 '민생'에 초점을 맞춘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신속한 국민연금 개혁을 정책위의장에게 지시했다"며 '정책 드라이브'에 나섰다. 이 대표는 30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당내 통합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치권이 경제·민생 등을 앞세워 민심 잡기 경쟁에 돌입한 것은 설 연휴 이후 정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혐의 수사와 탄핵 심판이 속도를 내면서 조기 대선이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여야 모두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모두 지지층 결속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조기 대선을 앞둔 민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여야는 연초부터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치는 양상이다. 보수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진보 진영은 민주당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 등이 맞물려 양측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갤럽 측은 지난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번 달 들어 양대 정당이 지난해 총선 직전만큼 과열 양상을 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재 다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차기 대권 구도는 이 대표가 선두를 달리고 그 뒤를 여러 여권 주자가 뒤쫓는 모양새다. 다만 여야 후보가 1대 1로 붙는 상황을 가정한 양자 대결에선 여야가 대등한 레이스를 펼치는 결과가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리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전국 유권자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양자 대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무선 100% 전화면접·응답률 19.4%) 결과, 이 대표는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각각 41%로 동률을 기록했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무선 임의전화걸기를 이용한 ARS·응답률 6.7%)에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46.4%, 이 대표가 41.8%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에선 홍 시장(43.7%)과 이 대표(43.0%), 오 시장(41.1%)과 이 대표(42.7%) 맞대결에서도 엇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가 다자구도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양자 구도가 되면 여권 주자가 지지층을 결집해 이 대표와 대등하게 맞대결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설 연휴 이후 2월 초부터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시장과 오 시장은 이미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고 잠행 중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내달 중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의 경우 아직 대선 출마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이나 움직임이 없지만, 현재의 추세가 지속할 경우 조만간 가시적인 행보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여권 안팎의 관측이다. 민주당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가 장악한 당의 권력 구조상 이 대표 외에 뚜렷한 대권 경쟁자가 없지만,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에서도 지지율이 박스권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 과제다. 이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잠재적 비명(비이재명)계 주자들이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각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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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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