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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국회에서 만난 뒤 서로 발언 순서를 양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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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국회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국회에서 회동했다. 최근 조기 대선 분위기 속에서 비명(非이재명)계와 이 대표 간 갈등이 지속됐던 상황에서 당내 '화해무드'가 조성될 지 관심이 쏠린다.
친문(親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도지사는 이날 이 대표와 만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이 나아갈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들의 회동은 두 달여 만이다. 김 전 도지사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5일 독일 유학 도중 급거 귀국해 이 대표를 만난 바 있다.
이들은 국회 본청에서 1시간여간 배석자 없이 회동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당내 통합 방안, 개헌 등에 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회동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김 전 도지사의 복당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김 전 도지사는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지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피선거권 상실과 함께 자동으로 탈당 처리된 뒤 최근 복당을 확정했다.
이후 이들은 헌정·민주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에 헌법 파괴 세력과 반민주 세력이 준동하는데, 헌정 파괴 상황을 극복하고 가장 큰 가치인 헌정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 삶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헌정수호 세력, 내란 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정수호 대연대'라면 (표현이) 이상할지 모르겠으나 국민께 희망을 드리고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길에 김 전 도지사와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동은 김 전 도지사가 최근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통 큰 통합'을 위해 당내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는 등 당내 비판이 잇따르자 이 대표가 이에 응답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날에도 이 대표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데 민주당이 더 크고 더 넓은 길을 가야 한다. 지사님 지적이 완벽히 옳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도지사는 통합과 더 넓은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고 민주·헌정 질서를 바로잡는 것, 어지러운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을 통합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며 "이를 이루려면 더 넓고 강력한 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죽이려 한 세력과도 손을 잡고 첫 번째 정권교체를 이뤘다"며 "힘을 합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아울러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 전 도지사는 "우리 당이 더 다양해져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며 "팬덤정치의 폐해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도지사는 "팬덤이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외에 당원들이 토론하고 참여할 공간이 많지 않은 당 시스템이 문제"라며 "온라인 중심의 소통 구조는 반드시 극단화로 가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선 비공개 회의 때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김태선 수행실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도지사는 당의 통합, 당 내외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을 보듬을 때가 됐다(고 했다)"며 "이 대표는 이에 공감하고 통 크게 통합해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