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패션 외교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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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06  |  수정 2025-03-06 07:05  |  발행일 2025-03-06 제23면

지난 2월28일(현지시각)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이유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옷차림이 거론됐다. 백악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가 정장을 입지 않은 게 트럼프를 화나게 했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상징인 삼지창이 그려진 검은색 티셔츠에 군 작업복을 떠올리게 하는 카고바지 차림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초기부터 비슷한 옷차림을 고수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의도로 풀이됐다. 다른 지도자와의 만남에서도 옷차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의 '올리브색' 티셔츠는 우크라이나인의 힘과 애국심의 상징이 됐다.

정치, 외교에 있어서 이미 '패션 정치' '패션 외교'라는 말이 상용화될 정도로 패션이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특히 대통령 부부의 패션은 늘 대중의 관심을 받아왔다. 패션에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깨끗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했는데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 취임일에 흰색 원피스를 입었다. 하얀색이 주는 '순수' '청렴'의 이미지 때문이다. 2008년 오바마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미셸 오바마 여사는 보랏빛 드레스를 착용했다. 보라색은 민주당의 파란색과 공화당의 빨간색을 섞으면 만들어지는 색이다. '화합'의 메시지가 깔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옷차림에 대한 평가는 쉽게 내리기 힘들다. 다만 미국 기업인, 티나 산티 플래허티의 저서 '워너비 재키'에 나오듯, '옷은 총보다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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