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이더] 中 로봇 굴기 정책서 배워야 할 점

  • 이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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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1  |  수정 2025-03-21 08:15  |  발행일 2025-03-21 제12면
[경제레이더] 中 로봇 굴기 정책서 배워야 할 점
이상수<iM증권 리서치본부 AI/로보틱스 담당 연구원>
2025년 3월 5일 진행된 중국 양회 전국인민대표회의 업무보고에서 휴머노이드가 언급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결국 중국 중앙 정부 차원에서 AI(인공지능)를 비롯한 휴머노이드를 차세대 국가 전략 기술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과거 중국 정부에서 천명한 특정 산업 및 기술 육성 의지는 유의미한 성과를 가져왔는데, 대표적인 예가 산업용 로봇 시장이다. 2000년대 초부터 중국은 공작기계 및 산업용 로봇 자체 기술을 위한 연구 개발 국책 과제인 '제7차 5개년 규획' '하이테크 연구발전 계획'을 수립해왔다. 이후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산업용 로봇 기술 국산화를 넘어 자국 업체 육성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Siasun, Efort 등 걸출한 중국 산업용 로봇 업체가 등장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중국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5.7억달러, 수입액은 6.4억달러로 빠르게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개선되고 있다. 이는 결국 로컬 산업용 로봇 업체가 등장함에 따라 일본, 독일향 산업용 로봇 수입 물량이 감소하고, 일부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자국 산업용 로봇 제품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 또한 이와 같은 모습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HUBO, Asimo 등 1세대 휴머노이드가 등장할 당시 중국 업체는 전무했으며, Boston Dynamics가 Atlas를 선보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은 2023년 11월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발전 지도 의견 (2027년 휴머노이드 공급망 완성 목표), 2024년 1월 미래산업 혁신 발전 촉진 실시의견 (2025년 휴머노이드 상용화, 2027년 글로벌 선두 기술 확보) 등 일찌감치 휴머노이드 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이후 Xpeng, GAC 주요 완성차 및 테크 기업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돌입했으며, Leju Robot, Agibot 등 상대적으로 영세한 스타트업 규모의 업체들 또한 제품 공개와 함께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 Unitree Robotics, UBITEC 등과 같은 업체는 자사 제품을 실제 판매하기 시작했거나, 주요 완성차 공장에 시범 투입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 정책은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도 빠르게 그 결실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의 평가 또한 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중국 주요 로보틱스 업체 시가총액은 2025년 3월 10일 기준 6,695억 위안으로 2024년 12월 31일 4,730억위안 대비 44.3% 증가했다. 최근 들어 부침을 겪고 있는 국내 로보틱스 업종과 다르게 3월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며, 특히 UBITEC (2024년 12월 31일 대비 99.3% 상승), Leader Drive(2024년 12월 31일 대비 70.2% 상승) 등을 포함한 휴머노이드 관련 업체의 주가 상승 폭이 매우 가파르다.

결국 우리는 중국 로보틱스 업종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국내 시장과의 괴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 업체들이 빠르게 휴머노이드 제품을 공개하거나, 양산 일정을 앞당기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향후 국내 업체의 글로벌 시장 진출 후를 고민한다면, 제품 가격 경쟁력을 위한 부품 생태계 확립 및 Physical AI 연구 개발 인력의 안정적인 수급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을 위한 대규모 훈련장을 지원하거나, Physical AI 개발 오픈 플랫폼 OpenLoong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핵심 부품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비 세액공재 및 보조금 지원 정책을 집행 중이다. K-휴머노이드 얼라이언스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나, 아직 세부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았다. 분명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국이 보여준 선례를 참고해 업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이 필요하다.
이상수<iM증권 리서치본부 AI/로보틱스 담당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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