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내 노후화됐거나 비어있는 공공청사들이 복지·문화·환경 거점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제 기능을 다한 파출소와 행정복지센터가 주민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 주민 정주 여건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옛 복현2동치안센터(왼쪽)와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소(오른쪽) 전경. 대기환경연구소 등 제공

동성로 입구에 위치했던 옛 중앙파출소(왼쪽). 오른쪽 사진은 옛 중앙파출소 부지에서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동성로 관광안내소. 경찰 등 제공

옛 범어3동 치안센터 전경(왼쪽). 이곳은 현재 리모델링을 거쳐 '할로마켓'(오른쪽)으로 재탄생했다. 수성구청 등 제공
◆치안센터, 대기환경연구소, 노인일자리 카페로
대구 북현2동 옛 치안센터는 최근 새 단장됐다. 2021년 기획재정부에 매각된 후 지난해 11월(준공)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소'로 재탄생했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대기질 특성을 파악하고 대기오염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대기환경연구소는 현재 전국에서 총 12개소가 운영중이다. 연구소 측은 “바람길이 형성된 대구 북구 일대를 지역 대기 관측에 적합한 지역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대구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중구 동성로 옛 중앙파출소 자리는 새로운 도시 문화 복합 시설이 들어선다. 대구시는 2026년까지 사업비 15억원을 투입, 도심캠퍼스 강의실·다목적 광장·미디어파사드 등이 포함된 문화 복합 건축물을 조성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의 새 관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최근 수성구청은 옛 범어3동 치안센터(수성동4가 985-96번지)를 매입해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한 뒤, 이곳을 세대 통합형 노인 일자리 카페인 '할로마켓 in 수성'으로 변신시켰다. 이곳은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제빵과 음료 제조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브랜딩·마케팅은 수성대학생들이 담당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과 세대 간 교감까지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복지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8일 오전 헌 시민이 식사를 하기 위해 대구 남구 식도락연구소로 입장하고 있다. 식도락연구소는 대구 남구 봉덕3동행정복지센터를 리모델링해 지어진 남구청 '복지' 사업장이다. 조윤화 기자

옛 두산동 행정복지센터에 새로 자리 잡은 수성못그림책도서관은 지난해 9월 정식 개관했다. 사진은 수성못그림책도서관 전경. 수성구청 제공

대구 수성구 파동 행정복지센터(왼쪽) 전경. 수성구청은 이곳을 리모델링 해 한글고소설 문학관을 새로 조성한다. 오른쪽 사진은 한글고소설 문학관 투시도. 수성구청 제공
◆낡은 행정복지센터…식도락연구소, 고소설 문학관으로
대구 남구청은 지난해 10월 봉덕3동행정복지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취약계층 반찬 배달과 저렴한 가격대로 식당 운영을 병행할 수 있는 '식도락 연구소'를 개소했다. 이 연구소는 보건복지부 주관 '2024년 시장형 사업단 인프라 지원사업 공모' 에 선정된 후 1억2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만들어진 공공시설이다. 이곳을 위탁 운영·담당하는 곳은 남구시니어클럽이다. 어르신들은 이 곳에서 그들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 높은 밑반찬과 음식을 지역민에게 제공한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9월 옛 두산동 행정복지센터 자리에 지역 최초 그림책 특화도서관인 '수성못그림책도서관'을 조성했다. 국비 4억, 시비 3억 등 총 사업비 17억원이 투입됐다. 도서관엔 그림책 4천700여권이 비치돼 있다. 하루 평균 600여명이 찾는다.
옛 파동 행정복지센터 건물은 '한글 고소설(조선시대 소설) 문학관'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문학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연면적 규모는 681㎡(207평)이다. 올해 1월 착공한 리모델링 공사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주요 시설은 북카페, 전시홀, 교육실, 다목적홀 등이다.
이재용 계명대 교수(도시계획학과)는 “기존 건물을 단일 용도로 고정시키기보단 필요에 따라 용도를 전환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평소엔 복지문화시설로 활용해도 재난 상황에서는 대피소나 임시 지원센터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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