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병윤의 삶과 교통]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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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7  |  수정 2025-05-07 07:44  |  발행일 2025-05-07 제26면
[류병윤의 삶과 교통]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에 가면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 있다.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자전거 주차장에는 3만대 이상의 자전거가 세워져 있다. 명물 자전거 주차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에서 자전거 교통이 가장 활성화된 도시답게 암스테르담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전용 신호등과 전용 주차장, 수리대여점, 용품판매점, 자전거지도 등 다양한 관련 시설과 업체가 포진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바닷가에 댐을 막아 간척을 한 평탄지역 지형이 한몫을 했다. 거미줄 같은 수로를 따라 보트를 타고 이동하거나, 도심에 넘쳐나는 자전거와 트램을 보노라면 승용차가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불현듯 깨닫게 된다.

대구 역시 일부 구릉 지역을 빼면 도심 전체가 평탄지역이라 자전거 타기가 편리하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도시다. 행정안전부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10월 셋째 주 목요일 하루 24시간 동안 자전거 교통량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시가 작년 10월17일 주요 지점 40개소에 조사한 결과 2만9천95대의 자전거 교통량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년 주기의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통근·통학 인구 이용 교통수단별 자전거 분담률을 보면 1.3%(2000)→1.52%(2005)→2.02%(2010)→1.85%(2015)→1.67%(2020)로 나타났다. 2010년을 정점으로 자전거 이용자가 줄어들었다. 국가교통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자전거 수단분담률을 봐도 2.46%(2010)→1.87%(2016)→1.30%(2021)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건강과 저탄소시대에 적합한 자전거 교통은 지금도 증가하는 차량에 의한 안전문제가 관건이다. 자전거도로(331개 노선, 연장 1천152.76㎞)가 건설되어 있지만, 전용도로는 30개 노선에 69.9㎞(전용차로 13.03㎞, 우선도로 6.2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구지역의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보행자겸용도로(노선수 409개, 연장 1,063.57km)로 만들어져 있다. 이런 여건에서도 나름 녹색교통을 살리기 위해 대구시와 구·군에서는 자전거 안전교육장 4개소와 자전거 수리센터 7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교통공사는 39개 역사(310대)에서 자전거 무료대여를 하고 있고, 재작년에 1만3천951대의 대여실적을 보였다. 민간 공유자전거도 카카오T바이크(3,500대)를 비롯한 4개사가 유료 대여를 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대구에서 가장 큰 자전거 공영주차장인 1호선 동촌역(149대 주차)을 둘러보고, 자전거·보행자 전용다리를 건너 동촌유원지로 해서 자전거로 금호강을 한번 달려보는 건 어떨까?
류병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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