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반명(反이재명)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불발 수순으로 가는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직장인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던 중 시계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명(反이재명)'을 고리로 한 범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데드라인'인 28일에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29일부턴 사전투표가 시작돼 단일화 효과가 크게 떨어지기에 김·이 후보간 단일화는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도 단일화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TV조선 유튜브에서 단일화에 대해 "애초에 의도가 없었고 논의가 오간 것도 아니다"며 "어려운 길이라도 선명한 길을 갈 것이고 그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후보가 사퇴할 경우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저희가 거기에 호응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이 후보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국민의힘도 단일화를 포기하고 '3자 구도 승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8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를 방문해 축제 현장에서 턱걸이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신동욱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문제에 대해 "협상하고 접촉하는 것으로 해결하는 국면은 이미 지났다"며 "이제 단일화 문제는 기계적으로 시한을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측에선 김 후보의 청렴·결백을 내세운다면 3자 구도 대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재명이란 사람은 범죄자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최근 말실수도 많이 하면서 자책골을 넣어 지지율을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며 "김 후보는 말실수나 특별한 문제 없이 무난하게 천천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청렴, 결백 측면에서 이재명 후보와 대비 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경우 '사표(死票)'가 된다는 전략도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단일화에 대한 시도가 끝까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이준석 후보 측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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