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주식은 대체투자수단이 될 수 있을까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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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9  |  발행일 2025-07-09 제26면
주식 대체투자 수단 움직임
새 정부 힘입어 증시 회복세
외국인 거래대금 증가 추세
코스피 5000 쉽지 않은 길
기업 기초 체력 키워야 가능
최미애 경제팀 선임기자

최미애 경제팀 선임기자

우리나라는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 평균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5%에 달했다. 일본(37.0%), 미국(28.5%) 등과 비교하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던 것도 이처럼 한쪽으로 치우친 유동성 흐름을 바꾸겠다는 취지인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의 투자 수단이 주택 또는 부동산으로 한정되다 보니까 자꾸 주택이 투자 수단 또는 투기 수단이 되면서 주거 불안정을 초래해 왔다"며 "다행히 최근 주식시장, 금융시장이 정상화하면서 대체 투자수단으로 조금씩 자리 잡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이같은 취지의 이 대통령의 발언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3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도 주식시장에 대해선 "이제 부동산보다는 (투자를)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상 계엄과 트럼프 관세 정책 영향으로 2500선 안팎을 오가던 코스피는 지난달 20일 3년 6개월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 3일에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후 고배당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수혜주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건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탓도 있겠지만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한국 주식시장 투자에 대한 매력이 높아진 영향도 적지 않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를 하는데, 원화가 강세일수록 환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도 최근 9%대까지 상승했다.


'코스피 3000'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분위기고, 이제 '코스피 5000'이 가능한지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단순히 숫자 자체만 놓고 보면 현재 코스피 지수는 이 대통령이 공약한 '5천피(코스피 5000)'보다는 60% 이상 낮다. 사실 아직까지는 갈 길이 한참 남은 것이다.


'3000'은 빠르게 달성하긴 했지만, 정부의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수 있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5000'이라는 숫자는 단순히 정부의 경기·증시 부양책만으로 만들 수 없다.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기대감은 증시를 끌어올리긴 하지만,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대감이 끌어올린 증시는 단번에 끓어오르지만, 어느 순간 거품처럼 가라앉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증시가 들썩거렸던 것처럼 대내외적 상황으로 주가가 변화하는 건 그렇게 오래가지 않는다.


현재까지 정부가 보여준 증시 부양책은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제 남은 건 각 기업이 기초체력을 키워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1차적으로는 각 기업마다 잇따라 발표하게 될 2분기 실적이 이를 가늠할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다.


결국 증시가 상승하려면 각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미래 가치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말 그대로 투자할 가치가 있는 기업이면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되는 것이다. '코스피 5000'을 향한 길이 순탄하기 위해선 증시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미애 경제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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