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교사 교체, 아이만 피해자…
이유는 교사 사정부터 학부모 민원까지
정서적 안정 필요한 시기…"학급 유지 원칙"
교사·학생 보호… 제도 보완 목소리 커져…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담임교사가 교체된 2학년 교실이 있는 한 초등학교 전경. 손병현 기자
"이번 담임 선생님은 얼마나 계실까요?"
경북 안동의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 올해만 세 번째로 담임이 바뀌었다. 첫 담임은 6월 출산휴가로 자리를 비웠고, 두 번째 교사는 여름방학 직전 개인 사정을 이유로 업무를 내려놓았다. 세 번째 교사가 부임했지만, 교실은 여전히 '적응 중'이다. 교사 얼굴이 바뀌는 일이 반복되자, 아이들은 교실을 낯선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얼굴 외우기도 전에 또 바뀌었다"는 말은 이제 학부모들 사이에서 흔한 대화 주제가 됐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을 단순히 '교사의 책임'으로만 돌리긴 어렵다. 출산, 질병, 이직 등 다양한 사유 외에도 일부는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이 교사 교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북의 또 다른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서도 지난해 담임교사가 세 차례 교체됐다. 첫 교사는 업무 부담으로 중도 퇴직했고, 두 번째 교사는 특정 학부모의 반복적인 민원에 자진 사임했다. 현재는 행정 업무를 맡던 교사가 임시 담임을 맡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부모는 "교사의 문제가 아니라, 일부 학부모의 태도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아이 교육을 위해서라면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하는 구조가 우선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실제로 '민원으로 인한 교사 소진' 문제는 전국적 현상이며, 교사 커뮤니티나 교육청 내부 보고서에서도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교육 현장의 구조가 교사 중심이나 학부모 중심으로 움직이는 사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인지 학습보다 정서적 유대와 신뢰 형성이 더 중요한 시기다. 담임의 지속성이 학업 성취보다 더 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교육전문가들은 "담임이 잦게 바뀌는 것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정서발달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지속 가능한 학급 운영을 위해선 정서 중심 교육과 인사 안정성 확보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청도 이에 대한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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