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을 향한 대한민국의 '전략적 관계'가 급변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정상회담 방문 국가로 일본을 선택했다. 이례적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회담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위안부 이슈나 일제 강점기 사과 문제를 놓고 만성적 갈등구조였던 두 나라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정상의 만찬에서 등장한 안동소주와 이시바 총리 고향 돗토리현(縣) 맥주가 이를 상징했다.
반면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한국시간 26일 새벽)을 앞두고서는 비상이 걸렸다. 경제통상에서부터 중국을 향한 전략에 이르기까지 수면하의 갈등구조가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다. 조현 외교부장관이 일본 방문을 생략하고 미리 미국으로 떠났다. 예정에 없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24일 전격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미간 조율해야 할 사안들이 불거지고 있다는 의미다. 강 실장은 출국 직전 "다 말씀드리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며 이같은 분위기를 시인했다.
미국은 소고기와 쌀 수입에 대한 한국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보다 확실한 태도, 즉 친미(親美)적 자세를 취해주길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에 대해서도 트럼프의 기대 수준은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다 1차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발(發) 관세와 미국내 한국의 투자 규모 요구치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한미 정상회담은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갈등 이슈가 크게 표면화되지는 않았다. 이번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한미 동맹은 경제·통상과 안보, 양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대미(對美)관계가 이재명 정권 연착륙의 최대 변수가 됐다. 동시에 국익의 최대 공약수 도출도 관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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