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관광지 바가지 요금이 지방 관광 활성화를 막고 있다며 단속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직접 바가지 요금 근절을 주문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의 십수만원짜리 갈치는 바가지 요금 단골 메뉴다. 최근에는 울릉도 비계 삼겹살과 강원도 속초 오징어 가게의 불친절, 부산 자갈치 시장의 7만원짜리 해삼까지 SNS를 타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바가지 요금은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비켜가지 않는다.
단순한 먹거리 뿐만 아니라 새해 첫 날 등 특정일이나 휴가철이면 급등하는 숙소 가격도 문제다. 공급이 부족해 발생하는 일이지만 방치하기에는 사회적 피해가 크다. 불친절도 마찬가지다. 내국인 관광객은 차치하더라도 지방 도시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한류 바람까지 멈추게 할 수 있다. 서울은 국제적인 도시라 외국인들이 끊이지 않지만 지방은 다르다. 호기심에 찾은 도시에서 겪은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은 방문객 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다른 외국인에게도 찾고 싶지 않은 도시로 각인될 수 있다.
바가지 요금을 근절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방 관광 활성화를 위한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일본 방문 우리나라 관광객이 연간 900만명이지만, 우리나라 방문 일본인 관광객은 300만명이다. 일본 26개 지방으로 연결되는 항공편은 인천과 김포에 한정되어 있다. 아시아 주요 국가도 마찬가지다. 지방 도시와 직항 노선이 없는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을 찾기 어렵다. 대형 여행사들이 좌우하는 지방 제외 여행 상품이나 다양한 볼거리 부재가 오히려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참에 정부가 새로운 지방 관광 정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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