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13일 영업을 끝으로 폐점한 홈플러스 내당점. <영남일보 DB>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이 본격적으로 풀린 8월 대구경북 대형소매점 매출이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들이 대형마트·백화점에는 되려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동북지방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8월 대구경북 산업활동동향' 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97.9(2020년=100)로, 전월(99.2)보다 2.3% 감소했다. 전년 동월(106.0)보다는 7.6% 하락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백화점 판매지수는 105.2로, 전년 동월(107.7)보다 2.3% 낮았다. 대형마트의 경우 2024년 8월 104.0→올해 8월 89.2로 1년 새 무려 14.2% 하락했다.
경북지역 대형마트의 판매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8월 경북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78.0으로, 전년 동월(92.9)보다 무려 16.0% 감소했다. 대형마트 판매도 17.7% 수직 하락했다.
유통업계에서 8월은 명절과 함께 연중 최대 성수기로 분류된다. 이런 8월에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물론, 1년 새 판매지수가 10% 넘게 감소한 현상은 이례적이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중에 풀린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대구로페이 등)의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쿠폰은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비교적 매출 규모가 큰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사용처에서 제외됐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난달 홈플러스 내당점이 폐점하는 등 대형마트들의 잇단 폐점도 매출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1월 폐점설에 휩싸인 홈플러스 동촌점까지 더하면 최근 5년 새 대구에서 사라진 대형마트는 6곳에 달한다.
동북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8월은 휴가철이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오히려 줄어든 것은 소비쿠폰과 지역사랑상품권의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대구 경우 홈플러스 매장들의 폐점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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