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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왼쪽)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가 8월30일 리비아 벵가지에서 식민지배 보상합의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
[카이로 연합뉴스] "이탈리아 국민을 대표해 저는 오랜 식민지배 기간에 발생했던 일과, 그로 인해 리비아의 많은 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에 대해 사과할 의무를 느낍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8월30일 40여년 간의 식민지배 종식 후 65년 만에 리비아와 보상에 합의한 뒤 리비아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한 말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최고지도자는 이날 지중해에 면한 리비아의 항구도시인 벵가지에서 만나 향후 25년에 걸쳐 매년 2억달러씩 모두 50억달러 상당을 리비아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식민지배 보상 협정에 서명했다.
이탈리아가 식민지배(1911∼43) 당시 총독부의 본부로 사용했던 궁전에서 열린 협정 조인식에서 카다피 최고지도자는 "이 역사적 문서를 통해 이탈리아는 식민지배 기간에 리비아인들에게 저질렀던 살인과 파괴, 억압에 대해 사과했다"면서 "이제 리비아와 이탈리아는 미래를 향한 협력과 동반자 관계를 열게 됐다"고 선언했다.
이탈리아는 리비아를 관통해 서쪽 튀니지와 동쪽 이집트 사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등을 포함한 50억달러 상당의 투자 외에 식민지배 때 리비아에 매설했던 지뢰를 제거하고 이탈리아 군대가 키레네 마을에서 약탈해 로마로 가져갔던 고대 비너스 상도 반환하기로 약속했다.
대신에 이탈리아는 이번 협정을 발판으로 산유국인 리비아로부터 원유 개발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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