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태자연 1등급인 대구, 도시발전 축으로 활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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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8   |  발행일 2014-02-18 제8면   |  수정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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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산업경제적으로 고도화를 이루기에는 도시 성립 기반에서부터 한계가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역내총생산(GRDP)은 지난 20년간 전국 최하위를 맴돌았고, 소비자 물가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는 ‘첨단의료산업’ ‘그린에너지산업’ ‘물산업’ 등을 대구의 잠재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침체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하려 한다.

생태학자인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산업 활성화 기반에는 대구 특유의 차별화된 생태계서비스의 기반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생태계서비스는 지역생태계를 구성하는 무기환경 자원과 생물환경 자원이 서로 조화롭게 유지될 때 그 기능, 즉 경제적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

사실 대구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추진한 2천300만그루에 달하는 식목을 비롯해 도심에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등 생태계서비스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다양한 환경·녹지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왔다. 그 성과도 적지 않다.

반면 이러한 성과가 대부분 구조적인 측면에 치중될 뿐 실질적인 생태계서비스 육성에 필요한 기능적인 측면이 간과된 것은 다소 아쉽다.

예를 들어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경우, 도심내 물길을 열어서 도시기후 개선과 도시경관 형성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로서의 기능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아 있다.

생태계서비스산업은 지역 생태계의 구조적 개선은 물론 기능적 회복이 지속적으로 담보되어야 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대구시의 미래 먹거리산업은 생태계서비스산업의 기반이 뒷받침될 때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산업경제적으로 유리한 생산입지를 가진 지역이나 이미 우리나라 경제의 블랙홀로 자리 잡은 수도권과 같은 경제산업 구조를 무작정 따라간다면 아무리 생태계 서비스산업의 기반이 구축되어도 지역경제 활성화는 요원할 것이다.

대구에는 전국적으로 자랑할 만한 생태계서비스 자원이 풍부하다. 팔공산, 비슬산, 금호강, 동화천, 신천 등의 핵심 자연생태계를 기반으로 시 전체 면적의 13.1%에 달하는 생태자연은 1등급 지역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나라 야생 생물종의 약 11.6%인 4천278종에 달하는 풍부한 생물상과 33종에 달하는 국가지정 법정 보호생물종이 있다. 달성습지·안심습지·동화천·망월지·용흥지·팔현마을 등의 습지와 철새도래지,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1호인 도동측백수림 등은 대구가 다른 도시에 비해 생태계서비스산업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다양한 생물이 공생하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풍부한 오감 자원을 도시발전의 중심축으로 활용해 ‘전국 제일의 생태계서비스 도시, 대구’를 만들어보자.

조현제 <사>한국산림생태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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