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 OT 잇단 취소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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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9 07:16  |  수정 2014-02-19 07:16  |  발행일 2014-02-19 제6면
교내 중심 행사 통해
차분하게 치르기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에 따라 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잇따라 축소·취소하고 나섰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대학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주부터 단과대학별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은 18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도 이날 일선 대학에 가능한 외부행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경북대는 긴급회의를 통해 단과대학별로 외부에서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을 취소하고, 가능한 한 학교 내 시설을 활용해 행사를 치러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19일 경주로 2박3일간 오리엔테이션을 떠날 예정이던 농업생명과학대 응용생명과학부는 행사를 취소했다. 경북대는 지난 17일부터 단대별로 경주, 구미, 상주 등지에서 1박2일간 학생회 주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해 왔다.

대구보건대는 다음 주 24일부터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취소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학생회 관계자들과 긴급 회의를 갖고 행사 취소에 합의했다.

계명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학 등도 교내 중심의 행사를 통해 차분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정착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로 대학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체에 대한 문제점도 불거지고 있다.

특히 학생회가 별도로 주최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경우 무리한 외부행사 진행으로 행사 승인권을 가진 학교 본부와 잦은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먹고 마시고 노는 이벤트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총학 주최의 행사들은 단결심, 소속감을 내세우면서 먹고 노는 행사로 이뤄지고 있지만, 학생의 자율활동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학 당국의 감독은 제한적”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사고가 난 부산외국어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학교와 총학생회가 갈등을 빚으면서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행사를 진행해, 학교 측의 재정지원 없이 상대적으로 적은 교직원이 행사에 참여한 가운데 열린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됐다.

한편, 교육부는 18일 전 대학의 신입생 환영회 행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대학 학사운영은 대학 자율이지만, 이번에 인명사고가 난 만큼 실태 파악을 통해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것. 교육부는 이번 주까지 대학별 신입생 환영회 행사 시기, 장소, 주관처, 행사 취소 여부 등을 파악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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