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반대논리·지역 이기주의 과제···입지선정 과정 지나친 갈등 자제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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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6 07:16  |  수정 2014-08-26 07:16  |  발행일 2014-08-26 제2면
■ 남부권 지역민 반응
“수요조사 결과 환영, 백지화 악몽 교훈삼아
어떻게든 건설되도록 대승적 차원 접근해야”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 수요가 충분하다는 국토교통부 발표에 반색했다.

전문가들은 2011년처럼 백지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입지선정’ 과정에서 지나친 지역갈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동구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남부권 신공항 건설의 희망을 살린 이번 정부의 수요조사 결과에 대해 대단히 환영한다”며 “지역 경제인들의 숙원사업인 남부권 신공항 건설은 남부권 경제공동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공동 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 시설인 만큼 대규모 신규 사업들이 탄력을 받고, 투자유치 확대와 수도권집중 완화 등으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이제 출발점에 있다. 신공항 건설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앞으로 입지선정과 공항의 규모 결정 등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고, 수도권의 반대논리와 지역 이기주의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서공단에서 자동차 부품회사를 운영하는 삼보모터스 이재하 대표는 “평소 긴급하게 물건을 배송해야 할 때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하는데 운항 시간이 마땅치 않아 답답했다”며 “영남권 신공항을 건설한다고 해도 한참 걸리겠지만, 앞으로 기업할 여건이 좋아질 것 같아 든든하다”고 말했다.

장충길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상무이사는 “대구·경북 기업들에게 가장 좋은 인프라 하나가 갖춰지는 것”이라며 “지역 기업의 경쟁력이 이전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민 최민철씨(33·대구시 동구 신천동)는 “수요가 늘어나지 않았더라도 통일을 대비해 당연히 영남권에 제2공항이 건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운 점은 평소 분권(分權) 운동에 관심이 있어 스마트폰으로 이 뉴스를 검색해봤는데, 메인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영남권 5개 시·도 인구를 합치면 전체 국민의 4분의 1정도가 넘는데 (수도권에서는) 이렇게 무관심할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권용재씨(34·포항 남구 양덕동)는 “단순히 국외 여행을 편안하게 가는 것을 넘어 물류 수송 등 산업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해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이번에는 의지를 가지고 반드시 신공항을 대통령 임기 내에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경구 대구대 교수(도시 지역계획학과)는 “밀양에 오는 게 가장 좋겠지만, 차선이라면 가덕도에라도 와야 한다. 다시말해 수요가 확인된 만큼 어떻게든 영남권에 신공항이 건설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남은 입지 선정과정에서 지나친 갈등양상을 피해야 정부의 백지화 선언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의 모 대학 교수는 “입지를 떠나 영남권에 공항이 생기는 게 먼저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부산과 대구 모두 특정지역에 너무 매몰돼 있는 것 같다”며 “두 곳이 아주 좋은 점과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는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도권론자에게 빌미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과 경남, 그리고 울산 시민도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입지에 대해서는 제 각각 입장이 달랐다.

직장인 김모씨(55·부산시 남구 용당동)는 “수요가 늘어난 것은 김해공항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입지도 그 지역에 맞게 정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구출신으로 울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최모씨(39)는 “울산 지역에는 외지 사람이 많아 입지에 대한 생각이 제각각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잘 이야기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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