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암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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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6 08:11  |  수정 2016-12-06 08:12  |  발행일 2016-12-06 제21면
경구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 수술 당일 물 섭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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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조지형 교수가 갑상선 암 환자에게 로봇팔을 이용해 입 안으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술은 미용적 결과를 극대화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경구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이다. <동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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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조지형 교수

외관상 상처 전혀 안보이고
감각신경 손상도 거의 없어
미용적 만족도 상당히 높아


갑상선은 목의 앞쪽에 돌출되어 있고 흔히 목젖이라고 부르는 갑상연골의 아래쪽, 그리고 숨을 쉴 때 공기의 통로인 기관의 앞쪽을 감싸며 위치해 있다. 그 모양이 종종 나비에 비유되며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관련 있는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하는 장기다. 갑상선에 발생하는 암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유두암이 80~90%를 차지하며 이를 일반적으로 갑상선 암이라고 통칭하고 있다.

갑상선 암은 국내에서 가장 급증한 암 중 하나로 2005년 이후 전체 여성 암 중 발생 빈도에서 1위로 올라섰다. 특히 20~40세의 젊은 여성에서는 다른 암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발생빈도를 보이고 있다. 갑상선 암 발생률 자체가 증가한 원인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겠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진단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갑상선 암의 진단율이 높아진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해되고 있다.

수술 범위나 적응증에 있어 다소 변화가 있어 왔지만 갑상선 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이고, 수술을 받은 환자 중 갑상선 호르몬제의 복용이 필요한 경우가 있으며 병기에 따라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경부 절개를 통한 갑상선 절제술은 100여년 전부터 시작된 수술 방법이다. 갑상선이 위치하고 있는 전경부에 약 5~10㎝의 피부절개를 통해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는 기타 다른 암 수술과 비교했을 때 수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이 적은 수술 방법이다. 그러나 항상 노출되어 있는 전경부에 수술 흉터가 생긴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전경부 수술흉터는 간혹 비후성 흉터를 남기거나 드물게는 켈로이드성 흉터를 남기기도 해 환자 본인의 미용적 불만족이 있어 왔다. 최근 들어 갑상선 암의 특성상 젊은 여성환자가 많다는 점뿐 아니라 많은 환자의 요구 및 의사들의 관심으로 인해 최소 침습 수술(최소 절개 수술, 내시경 유도하 수술, 내시경 수술, 로봇 내시경 수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동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에서는 2008년 8월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양측 액와 유륜 접근법)을 대구 지역 최초로 시작했다. 양성 갑상선 종양환자, 경부 림프절 전이가 없는 1㎝ 미만의 갑상선 암(유두암, 여포암) 환자에게 2011년 5월까지 170여건의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했고 수술 후 미용적으로 우수한 환자 만족도를 보였다.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은 내시경 카메라의 특성으로 2차원 시야, 사람의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특징, 일직선의 곧은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점 그리고 미세한 손떨림을 제어할 수 없는 점 등 다소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다빈치 로봇 시스템은 최대 54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 있는 기구를 사용하고, 인체 공학적 특성에 바탕한 조작법으로 3차원적 시야에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수술을 하는 의사와의 조작거리보다 작게 움직여 좀더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며, 미세한 손떨림도 제어해 주어서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에 비해 섬세하고 세밀한 수술 조작이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일반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시 다소 무리가 있던 갑상선 주위 림프절 절제술도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수술해 비교적 쉽게 시행할 수 있고 이는 경부 절개를 통한 일반 갑상선 절제술시 림프절 절제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절제가 가능하다.

로봇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과 동일한 양측 액와 유륜 접근법을 이용한 로봇 갑상선 절제술 200여건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우수한 환자 만족도와 수술 결과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양측 액와 유륜 접근법을 이용한 기존의 로봇 갑상선절제술은 일반 갑상선 절제술에 비해 아주 넓은 부위의 피부 박리가 필요하여 수술 후 감각이상 및 수술부위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 왔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구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을 개발하게 됐다.

이 접근법은 입 안에 절개를 해 로봇팔을 삽입해 수술을 시행하므로 외관상 보이는 상처가 전혀 없고, 기존의 양측 액와 유륜 접근법에 비해 피부박리가 아주 적어서 피부감각신경 손상이 거의 없다. 이로 인해 수술부위 감각 이상이나 통증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이 기존 로봇 갑상선에 비해 월등히 적으며 수술 당일 바로 물을 섭취할 수 있고 다음 날부터 식사도 가능할 뿐 아니라 입원 기간도 기존의 수술과 동일한 장점이 있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의 특성상 젊은 여성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흉터를 최소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수술 방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경구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도 이러한 경향에 따라 개발된 수술방법 중 하나다. 경구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은 갑상선 수술 후 미용적 결과를 극대화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의미에서 아주 중요한 수술 방법이라고 본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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