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역사 ‘안동포 기술’ 발판 삼아 대마산업 블루오션 개척”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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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2   |  발행일 2018-08-02 제9면   |  수정 2018-08-02
안동포 명맥 잇는 ‘전통빛타래길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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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안동포 짜기 과정 가운데 삼째기(오른쪽), 삼삼기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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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포전시관에서 안동포 길쌈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안동시 제공>


전통빛타래길쌈마을은 안동 임하면 금소리 일원 7만2천23㎡에 125억원(국비 71억원·지방비 54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완공됐다. 3대문화권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이 마을은 지역 대표 특산품인 안동포(安東布)의 체계적 활용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이를 통해 안동포 전승공간을 확보하고 기능인력 교육전수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우수한 디자인을 갖춘 안동포를 전시·체험·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안동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125억 투입 금소리 일원에 완공
전승교육관·천연염색 체험장
판매 전시·연구 공간 등 마련

“대마 생산기반 확충·인력 양성
규방공예·작품 전시회도 열어
연관산업 육성 신성장동력 창출”

◆전통문화 전승·관광 기능

이 마을은 안동포전시관을 통해 안동포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테마단지다. 다양한 전시·체험 공간을 마련해 관련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한다. 대마 주산지인 임하면 금소리 환경 정비를 통해 방문객과의 교류 증대도 도모할 수 있다.

전통빛타래길쌈마을은 안동포 전승을 위한 노력의 하나다. 이곳엔 안동포전승교육관(1천9㎡)을 비롯해 디자인하우스(400㎡)·천연염색 체험장(36㎡)·대마경작 체험농장·길쌈광장·편의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안동포 체험 판매·전시·연구·개발 등이 활발히 이뤄질 예정이다.

휴양문화시설로는 안동포갤러리·안동포전시관·안동포전승관·디자인하우스, 공공편익시설로는 길쌈광장·대마웰빙 찜질방·대마족욕장·삼굿체험장 등이 갖춰져 관광객 유치에도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동포 원료인 대마(大麻) 생산은 물론 안동포 직조기술 전수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 안동포짜기는 물론 안동포 기능보유자를 직접 만나 안동포 제작 전 과정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문화 전승과 관광 기능을 함께 갖췄다.

◆고조선 때부터 야생 대마 재배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안동포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마를 원료로 한다. 안동포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조선시대부터 낙동강 유역에 야생 대마가 재배돼 ‘천년의 혼 영포’(안동포) 직조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땐 신라 6부 아낙네들의 ‘가배절(한가위)’ 베짜기 대회에서 최우수품으로 뽑혔다. 조선시대 땐 궁중 옷감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일제강점기엔 안동마포조합까지 설립돼 안동 특산물로 명성을 떨쳤다. 1927년 간행된 ‘조선여속고’엔 ‘안동포가 전국에서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고 적혀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안동포짜기는 1975년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전승되고 있다.

안동포가 이처럼 1천400여년 동안 우리나라 고유 옷감으로 인정받아 온 것은 안동지역의 독특한 토질·기후 등 자연 조건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유역 토양은 사질토로 배수가 잘 돼 대마 재배에 알맞을 뿐만 아니라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강풍을 막아 주기 때문에 질 좋은 대마를 생산할 수 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안동포는 1천년을 두어도 변질되지 않고 좀이 슬지 않는다”면서 “자연 상태로 정성 들여 만들어낸 무공해 천연 섬유직물이기 때문에 자연에 가장 가까운 옷감”이라고 말했다.

◆대마산업 블루오션 개척 나서

안동포는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특산품임에도 생산에 투자되는 노력에 비해 경제성이 낮아 해마다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다 기능보유자 고령화·젊은 층 기피는 물론 상품 다양화의 한계로 전통직조기술이 단절될 위기에까지 놓여 있다. 실제 안동포 생산자 대부분은 70~80대 고령이다. 안동포짜기 기능보유자는 단 한 명이며, 전수 조교(1명)·이수자(10명)·장학생(1명) 등을 통틀어도 16명에 불과하다.

이에 안동시는 안동포 전통을 되살리고 다양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생산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안동포 명성에 편승한 부정 사용 및 유사상품 명칭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2012년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등록했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진품 안동포임을 식별할 수 있는 복제방지 홀로그램과 지리적 표시등록 스티커도 부착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사라져 가는 안동포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대마 생산기반 확충과 안동포·무삼 기능 인력 양성에 이어 무삼을 활용한 공예품 개발·천연염색·그림·자수·규방공예·작품 전시회를 열어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명품 안동포를 발판으로 삼아 대마산업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안동포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면서 다양한 대마 연관산업을 육성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한산모시관 다양한 체험 가능

1993년 충남 서천에 개관해 <주>한산모시조합이 운영하는 한산모시관(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충남무형문화재 제1호)은 우리나라 미(美)를 상징하는 여름 전통옷감인 한산모시를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으로 우연히 발견된 것에서 유래를 찾고 있어 1천5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가 높아 제작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관광객이 한산모시를 제대로 알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시풀을 처음 발견한 건지산 기슭 8만5천㎡에 모시각·전통공방·한산모시 전시관·토속관 등 시설을 갖춘 한산모시관을 건립했다. 전시관 내 전시실엔 모시 역사를 전해 주는 고증 서적과 베틀·모시길쌈 도구·모시 제품 등이 전시돼 있다. 전통공방에선 모시삼기·모시날기·모시매기·모시짜기 등 공정을 재연해 놓았다. 특히 한산모시를 직접 보고 모시짜기 이야기도 들으면서 시연도 볼 수 있다. 한산모시문화재·한산모시 공예아카데미·한산모시옷 패션쇼·전통공예품 및 기념품 공모전 등도 한산모시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관광객이 2014년 10만명을 넘어선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다양한 외국 사례 벤치마킹

일본은 1970년대 도시재생·경관 보존을 위해 이시카와현 21.3㎢에 가나자와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했다. 1990년대 들어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을 비롯한 역사문화자원 재활용을 통해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경관도시로 성장,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경제 침체·인구 유출에 따른 인구 감소로 쇠퇴기를 겪고 있다. 같은 시기 일본 오사카에 조성된 오사카 돈다야바시에선 빈집을 재활용한 가게들이 운영되고 있다. 점포주들은 30∼40대 젊은 여성을 주축으로 부부가 70%를 차지한다. 일본의 고유 모습이 살아있는 전통 목조건물이 보존돼 있어 쇠퇴기를 겪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조성된 코르도바 역사문화지구는 로마·이슬람·기독교 문화가 융합된 건축이 잘 보존돼 1994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해마다 5월 파티오(안뜰)가꾸기 대회를 통해 아름다운 골목 꽃길을 조성하는 등 좁은 골목을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었다. 코르도바 골목길은 지역 주민의 적극적 참여로 고대역사문화와 현대를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한다. 연간 3천600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전통빛타래길쌈마을 조성을 계기로 안동을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안동포를 쉽게 이해하고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며 “아울러 1천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동포짜기 기술이 후세에까지 지속적으로 전승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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