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중·고등부 최우수상(경북도교육감상) 석금영(칠곡 석전중 3년)‘인어가 잠든 집’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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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5   |  발행일 2019-12-05 제25면   |  수정 2019-12-05
“뇌사는 죽음일까…편견에 부정적 인식 가진 것 반성”

여러분은 ‘심장의 멈춤’과 ‘뇌의 멈춤’ 중 어느 것을 죽음의 기준으로 생각하시나요? 심장이 쿵쿵 뛰어도 뇌의 상태가 멈춰져 있다면 죽은 상태라고 인식하게 되나요? 히시가노 게이고의 ‘인어가 잠든 집’에서는 ‘뇌의 멈춤’을 죽음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판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미즈호’가 사촌 ‘와카바’와 수영장에서 놀다 바닥 배수구에 손가락이 끼어 나오질 못해 결국 뇌사상태가 된 딸의 미래를 다룹니다. 의사선생님께서 딸인 ‘미즈호’에게 뇌사판정을 내리게 될 경우, 장기기증을 할 의향이 있냐고 부모에게 물어보면 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요? 이 책의 작가는 뇌사판정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있는 딸을 두고 부모인 ‘가즈마사’와 ‘가오루코’의 고뇌에 초점을 두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아빠 가즈마사와 엄마 가오루코는 딸의 미동을 느껴 살아있음을 확신하고 “모두가 비웃어도 딸을 절대 포기하진 않을 것입니다”라고 하며 재택간호를 하려고 합니다.

아빠 가즈마사의 회사에서 연구 중이던 기술인 ‘인공 신경 접속 기술’과 이를 조사 중이었던 ‘호시노’의 도움으로 미즈호는 건강하게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특수학교에서 가정방문 수업을 하려고 오는 ‘신쇼후사코’ 선생님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어서 가오루코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미즈호를 간호하는 날들은 항상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미즈호의 동생 ‘이쿠토’가 아픈 누나로 인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태도가 바뀌자 가오루코는 화가 나게 됩니다. 또한, 가오루코의 동생 ‘미하루’와 주변 지인들까지 딸에 대한 입장이 가식적인 면과 ‘죽은 사람’처럼 취하는 행동을 취하게 되면서 가오루코의 불안이 커져가고 이 소설에서의 갈등이 절정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후 미즈호의 사촌 ‘와사바’가 지금까지 숨겨왔던 미즈호가 뇌사된 이유(수영장에서 함께 놀다 와사바가 흘린 반지를 주우려다 미즈호의 손가락이 끼게 되어 쓰러지게 된 것)를 고백하였고, 그 이야기를 들은 가오루코는 조카를 이해하며 진정하게 됩니다. 미즈호가 4학년이 되던 3월31일 밤, 가오루코는 꿈속에서 미즈호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엄마, 고마워.” “엄마, 안녕. 잘 지내.”

이 대화는 미즈호의 죽음을 암시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미즈호는 죽었고, 이를 끝까지 지켜주던 가오루코와 가즈마사는 장기이식으로 미즈호의 심장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쿵쾅 뛰고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고, 뇌사 판정 후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뇌사와 장기기증, 장기이식의 문제, 죽음에 관한 진중한 철학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다루고 있습니다. 미하루와 그녀의 가족들, 이쿠토의 친구들은 미즈호를 단지 뇌가 멈췄다는 이유로 죽은 사람”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러한 표현으로 작가는 ‘뇌의 멈춤’을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현대인의 시선과 법률상에서의 애매모호한 뇌사의 정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껏 뇌사 환자들을 ‘죽은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봤습니다. 또한 뇌사판정과 장기기증의 절차에 대한 복잡함과 사회상의 여러 사람이 바라보는 시선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지금껏 바라보았던 뇌사환자들에 대한 부족한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오루코라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가오루코의 미즈호를 향한 모성애를 바라보며, 나라면 못했을 저 행동들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다는 점에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뇌사라는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며, 생명존중에 관한 비판과 법률적인 문제에 관해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여러분도 생명의 소중함과 뇌사 장기기증자들의 유가족에게 감사와 아픔을 위로하고 사랑의 실천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가족 중 뇌사환자가 있다면 옆에서 포기하지 않고 간호할 건가요? 아니면, 장기이식을 통해 자신의 희생으로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할 건가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20191205

“독서로 쌓은 지식 세상 바꾸는데 쓰고파”
수상 소감


그동안 누구 도움 없이는 아무런 발전 없이 그 자리에 머물 것만 같았던 저에게 책이라는 큰 가르침을 준 가족,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인어가 잠든 집’이라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며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의사’라는 저의 꿈이 뚜렷한 목표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고, 저의 조그마한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글쓰기를 할 때 뭐하나 마음대로 쓰기가 어려웠던 제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양한 책들을 읽게 되면서 여러 가지 지식들을 쌓게 됐고, 다각적인 경험을 해보면서 글짓기 실력이 향상됐습니다.

제 글이 그리 읽어주기 힘든 것은 아니구나 하는 조금의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책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고, 사회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서툰 점이 많은 저에게 뜻깊은 상을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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