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과 책상사이] 신문읽기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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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7 07:45  |  수정 2020-02-17 07:52  |  발행일 2020-02-17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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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좋아하는 분과 차 한 잔을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 보니 평소보다 신문을 더 꼼꼼하게 읽게 된다고 했다. 우리는 신문 이야기를 나누면서 답답한 고립의 시간이 창조를 위한 생산적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케네디가 졸업한 사립 명문 초트스쿨 교장은 케네디의 독자적 관점과 기지 넘치는 표현은 '뉴욕타임스'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케네디의 어머니는 식사시간에 자녀들에게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고 토론하게 했다. 초트스쿨에 다닐 때, 다른 학생들은 하지 않았지만 케네디는 '뉴욕타임스'를 구독해서 읽었다. 그 덕분에 그는 시사에 정통한 학생이 되었다. "언뜻 보기에도 교과서를 뒤적이는 것은 뒷전인 게 분명한데 세상사에 관한 소식통으로는 자기 학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학생이었다"라고 교장 선생님은 말했다. 케네디는 '뉴욕타임스'에서 처칠의 글을 접하고는 그의 저작들에 빠져들게 되었고, 그를 삶의 모델로 삼았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 정치인,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 리더들에게 신문 읽기는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성공한 여성의 전형으로 간주되는 힐러리 클린턴 역시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습관적으로 신문을 읽었다. 신문을 정독하면 사람의 움직임과 사회의 흐름과 추세, 그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신문 사설과 다양한 칼럼은 문장력과 어휘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어릴 때부터 신문 읽기를 생활화하면 어떤 일에 종사하든 남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나는 중학교 때 작문을 가르쳐주던 수필가 고 김진태 선생님을 잊을 수 없다. 선생님은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일기를 쓰게 하셨다. 수업 시작 전에는 꼭 검사를 하셨다. 친구들은 거의 매일 점심을 먹고 나서는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읽었다. 고교 시절에도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 주요 일간지뿐만 아니라 영자 신문도 읽었다. 그때 열심히 신문을 읽고 책을 읽던 친구들은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요즘은 휴대전화나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다. 안 읽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식으로 왜곡된 시각을 가질 위험성이 높다. 40대 이상은 어린 시절 어른들이 방바닥에 신문을 펼치고는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통독하던 모습을 자주 보았을 것이다.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상식이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안목이 생긴다. 청소년기부터 다양한 기사와 기획 특집, 오피니언과 사설까지 통독하고 스크랩하는 습관을 가지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윤일현<시인·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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