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한명도 나오지 않는 시점서 한달 지나야 안심 단계…7~8월은 돼야"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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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1 08:20  |  수정 2020-02-21 08:36  |  발행일 2020-02-21 제35면
계명대동산병원 류성열 감염관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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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열 계명대동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폐렴 증세에 대해 X선 촬영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 병실 부족 문제 우려 커
신학기 中 유학생 확진자까지 발생땐 치명적
코로나 19 침방울 감염 가능성 맞춘 방역체계
메르스 보다 감염률 높지만 치사율 크게 낮아
초기확진자 60% 해외감염, 여행·출장 자제해야
입국후 발열땐 '1339' 연락, 선별진료소 검진

초기 증상은 호흡기 질환, 30~40% 근육통 동반
아직 치료제 없고 백신개발도 쉽지 않은 상태
의심환자 선별진료소 확대, 음압격리실 운영
2차 병원 환자 발생 대처, 매뉴얼 숙지 등 만전
손 씻기는 30초 이상…개인 위생 철저히 챙겨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종료 시점은 환자 발생 없이 한 달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4월은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감염학회 법제이사인 류성열 계명대동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은 코로나19의 종료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코로나19는 기온이 올라가고 건조해지면 바이러스 활동이 급격히 약화되기 때문에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까지는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강조했다.

계명대동산병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음압격리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류 센터장을 만나 코로나19에 대한 전망과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도 두 달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우선 중국으로부터의 차단이 중요하다. 중국 유학생들이 신학기를 맞아 대거 한국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우려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대구의 경우 확진자가 갑자기 늘어나 지역사회 감염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 유학생 중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또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환자가 발생해 이들 지역을 다녀온 여행자들의 국내 감염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계속되는데도 정부에서는 각종 행사 개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안심해도 되는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였지만 대구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오는 등 아직 안심할 단계는 절대 아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은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는 시점에서 한 달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7~8월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파트 환풍구로 옮겨 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공기 중 전파 가능성도 있는가.

"홍콩 내 코로나19 한 확진자가 같은 아파트 내 10개 층이나 떨어진 다른 확진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홍콩 당국이 지난 11일 이 아파트 주민 110명을 대피시켰고, 홍콩의 한 대학 교수는 환풍구로 바이러스가 아래층 화장실로 옮겨 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내 의학계에서는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비말(침방울)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공기 전파 가능성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고, 국내 감염학회의 공식적인 입장도 공기 매개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비말 감염에 준해서 방역 체계가 이뤄지는 게 맞다고 본다. 비말 전파로 인한 감염은 최대 2m 이내에서 이뤄지지만, 공기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면 접촉자 범위가 굉장히 넓어진다. 공기 전파 감염으로 본다면 지금의 방역 체계는 달라져야 한다."

▶사스나 메르스 등 지금까지 발생했던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질병과 치사율 등을 비교한다면.

"감염률은 사스나 메르스보단 높지만, 치사율은 낮다. 메르스와 사스의 감염률이 1이라면 코로나19는 3~4 정도다. 하지만 사망률은 현재까지 2.4% 정도밖에 안돼 메르스 때 33%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의 확진자 대부분이 바이러스 감염 초기 환자여서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다면 중국과 같은 병실 부족 등의 현상에 직면할 수도 있다.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코로나19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것은 이들 국가의 의료시스템이 우수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의료시스템이 크게 떨어지는 캄보디아, 스리랑카의 확진자가 한 명에 그치고 있는 것은 조기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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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열 센터장이 동산병원 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초기 우리나라 확진자 중 60% 정도가 해외에서 감염된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로의 여행이나 출장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 여행이나 출장을 이들 국가로 가야 된다면, 가능한 한 사람은 물론 동물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특히 입국해서 발열 증세가 있다면 절대 개인 병원을 찾지 말고, 반드시 질병관리본부(1339)나 인근 보건소로 연락을 취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 발열 등 코로나19 증상이 없더라도 2주 동안은 영화관, 마트, 백화점은 가급적 찾지 말고 마스크를 꼭 착용토록 해야 한다."

▶일반인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때만 착용하라는 입장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관 방문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일반인이 마스크를 계속해서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착용하더라도 일반 마스크로도 충분하다. 대신, 감염인이나 중국 등을 다녀온 사람들은 반드시 2주간은 보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일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쓸 때 불편하다는 이유로 코를 덮지 않고 입만 막는 경우가 있는데, 코를 막지 않으면 효과가 전혀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기 전과 후에 안쪽은 물론 앞부분을 만지면 감염 우려가 있어 귀에 거는 끈만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손 세정제를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다. 물과 비누로 세척을 해도 효과는 같다. 중요한 것은 손을 30초 이상 깨끗이 씻는 것이다. 씻을 때는 손등과 손톱 밑을 신경 써야 효과가 있다."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은.

"감염이 되더라도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이후 증세가 나타나는데, 중국에서 발표한 발병 자료를 보면 95% 이상에서 발열,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고 30~40% 정도에서는 근육통까지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설사 같은 증상도 동반하고 심해지면 폐렴으로 흉통이나 호흡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가 의심되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선 질병관리본부(1339)나 인근 보건소로 연락해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가족은 물론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접촉감염에 대비해 항상 2m 이상의 간격은 유지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버스나 택시,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은 피하고 자가용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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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열 센터장이 동산병원 내에 설치된 음압격리실을 가리키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법은.

"기본적으론 효과가 입증된 치료 약은 현재까지 없다. 따라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는 대중요법을 많이 사용한다. 영양제를 공급하고, 폐렴이 오면 세균이 붙을 수 있어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또 메르스 때도 사용됐던 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치료제인 '칼레트라'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일부 환자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에이즈나 말라리아도 바이러스를 통한 감염이기 때문에 이들 치료 약제가 단백질 합성효소 차단 효과가 있어, 바이러스 딸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코로나바이러스 종류인 메르스 환자에게도 투여해서 효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의 치료제는 없을뿐더러 백신 개발 또한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감염관리센터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는데.

"병원 내 바이러스 감염 차단을 위해 이미 지난해 4월에 설치해 놓은 병원 내 선별진료소를 지난 1월27일부터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동식 X선 기기 등 장비도 많이 확충했다. 코로나19로 의심되는 사람이 선별진료소를 찾으면 먼저 객담 검사를 실시해 채취한 객담을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게 된다. 특히 의심 환자가 선별진료소를 찾을 경우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 차단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동산병원에서는 선별진료소 바로 옆에 별도의 음압격리실도 운영하고 있다."

▶감염관리와 관련한 자문 역할도 많다고 들었다.

"우선 센터 차원에서 2차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자문 및 교육을 실시해 바이러스 환자 발생 시 대처 매뉴얼 등에 대한 숙지에 노력하고 있다. 또 대구시 긴급대책회의 참석을 비롯한 자문교수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바이러스는 온도·습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사람도 체온이 올라가면 면역체계가 활성화 된다. 코로나19는 원래 있던 코로나바이러스의 변형으로 100% 차단은 힘들지만, 개인별 면역력에 따라 감염 여부에 대한 차이는 분명히 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국가위기상황이다. 시민들의 동참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코로나 발생 지역은 가급적 피하고 개인위생 철저와 함께 기초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걱정되는 부분은 병원 내 집단 감염이다. 나이가 드신 분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분들은 가급적 병문안 등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이 5~6년 주기로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이 잘 대처해 왔다. 이번 코로나19도 제대로만 대처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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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기자

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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