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대구음악발전포럼 오진섭 회장

  • 임성수
  • |
  • 입력 2020-02-28   |  발행일 2020-02-28 제38면   |  수정 2020-02-28
"지역 젊은 음악가와 주민 소통기회 확대…수준 높은 클래식 대중화"

오진섭1
오진섭 대구음악발전포럼 회장이 지난 24일 대구 남구 대명동 '아울로스 플루트 오케스트라' 연습실에서 가진 위클리포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대구음악발전포럼이 대구 출신 음악가에겐 꿈과 희망을 주고, 대구시민에겐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20022801001029000043862
대구음악발전포럼이 지난해 4월 대구대 대명동캠퍼스에서 가진 '사랑·빛·자유 신춘음악회' 모습.
2020022801001029000043863
대구음악발전포럼 회원들이 2018년 신춘음악회를 마치고 연주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0022801001029000043864
대구음악발전포럼 회원들이 2016년 개최한 송년음악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 출신 음악가에겐 꿈과 희망을 주고, 대구시민에겐 음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는 대구음악발전포럼의 제5대 회장을 맡고 있는 오진섭 세무법인 '해안' 대표세무사는 "'대구음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회원이 돼 음악 발전과 젊은 예술가들의 연주 및 공연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 24일 오 회장을 만나 대구음악발전포럼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들어봤다.

▶'대구음악발전포럼'은 어떤 단체인가.

"대구음악발전포럼은 대구의 음악 발전과 함께 지역 젊은 예술가들에게 연주와 공연 기회를 좀 더 많이 만들어 주기 위해 관심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의기투합해 창립됐다. 무엇보다 회원 대부분이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시민이지만, 음악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 창립된 민간단체다. 대신대 음악학부 박재환 교수(전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가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현재 56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비로 운영되는 대구음악발전포럼은 매월 셋째주 목요일에 정기모임을 갖고 연주회 지원 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회원 40명으로 창립…올해 10주년 기념
소외 계층·기업체에 '찾아가는 연주회'
예술 통한 삶의 가치 재발견 기회 마련

음악인 힘든 현실 작은 도움 되고 싶어
非음악인으로 이끌며 다음달 임기 완료

신년·송년·초청 음악회 등 풍성한 활동
지체장애인 합동공연 뭉클한 감동 선사
음악으로 소통하며 회원유대 가장 보람

9월, 포럼10주년 음악회 많은 시민 초청
문화예술 통해 마음 평화 얻고 갈등 해소
어려움 잘 극복해 위기가 기회 되길 바라



▶어떻게 창립을 하게 됐나.

"2010년에 회원 40명으로 창립됐다. 초대 회장인 류형우 전 대구예술총연합회 회장과 당시 대구음악협회 회장이던 박재환 교수가 대구음악발전과 지역 출신 연주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젊은 음악가들을 위해 연주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창립하게 됐다."

▶대구음악발전포럼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면.

"매년 수차례의 연주회와 각종 세미나를 통해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 회원 간 소통 및 단합을 위해 수시 모임과 음악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연주회는 음악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지역 저소득계층 주민들에게 음악을 통한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음악발전포럼 회원 기업체를 방문하는 '찾아가는 연주회'는 노사 간 거리를 좁히는 기회가 돼 인기가 높다."

▶음악인이 아니어서 포럼 회장을 맡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음악감독 박재환 교수의 권유로 포럼에 가입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대구의 젊은 음악인들의 힘든 현실을 조금씩 알게 되고, 또 대구 클래식 음악계의 현실도 조금 알게 됐다. 조그만 힘이지만 봉사할 수 있고 회원을 더 확충해서 대구음악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2018년부터 제5대 회장을 맡고 있다. 어느새 다음 달이면 임기를 마친다. 차기 회장을 맡아 주신 반용석 회원(반치과 원장·전 로타리3700지구 총재)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회장으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여러 기억 속에 수성구 지산동에 위치한 용학도서관에서 지역주민과 우리 회원들이 함께한 '2018년 송년음악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7년에 이어 두 해 연속으로 같은 장소에서 지역 주민들을 초청한 이 음악회는 인근 아파트 저소득 주민들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는 점과 대구음악에 대한 역사를 알아듣기 쉽게 임상우 계명대 명예교수가 자세히 설명했다는 점에서 대구음악발전포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고 본다. 이 밖에도 회원들과 같이한 야외음악회도 기억에 오래 남는다. 특히 지난 12월 달서구 웃는얼굴아트센터에서 개최한 '2019년 송년음악회'는 대구시민 400여명을 초청해 포럼 창립 이후 가장 성대한 연주회였다."

▶지난해 음악회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도 있었다고 들었다.

"2019년 송년음악회에는 지체장애인 연주단체인 '맑은 소리 하모니카 합주단'이 함께했다. 이들의 연주는 포럼 회원뿐 아니라 객석을 가득 채운 시민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무엇보다 이날 음악회가 끝난 뒤 '관객들과의 만남에서 회원들의 회비로 젊은 연주자와 대구시민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말에 많은 분이 뜻을 같이하겠다고 해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꼈다."

▶올해로 포럼 창립 10주년을 맞았는데, 포럼에서 그동안 많은 일을 했던 것으로 안다.

"창립 첫해인 2010년 '대구음악제'의 일환으로 대구음악발전포럼이 주최한 대구 출신 작곡가 박태준·현제명 두 분을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또 같은 해 대구시민을 위한 음악회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총 27회의 음악회를 열었다. 해를 지나면서 두 달에 한 번씩은 반드시 음악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년음악회와 마무리하는 송년음악회 등 큰 음악회도 개최하고 있다. 중간중간 찾아가는 음악회로 공군 11전투비행단 조종사의 날 축하 음악회와 대구대 총동창회 초청 음악회 등도 열었다.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과 복지시설 방문 음악회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노력도 전개했다."

▶포럼 창립 10년간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10년간 음악이란 주제로 서로 소통하며 진심 어린 회원 간의 유대관계가 가장 값지고 보람된다고 생각한다. 서로서로 사업상의 파트너십이 아니라 우리 포럼만의 회원 간 끈끈한 인간애가 깃들어 있다. 그 외 포럼에서 세웠던 젊은 예술가들이 시간이 지나 더 큰 무대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며 진한 감동을 느낄 때가 많았다. 특히 지역의 젊은 음악가들이 유학을 다녀온 후 국내 무대에 서기 전 우리 포럼 연주회를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포럼의 보람 중 하나다. 또 회원들이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주위 분들에게까지 전파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회원분 중에는 대구음악발전포럼 음악회를 직원들의 송년회 일환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지역 음악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활동으로 어떤 것들이 있었나.

"포럼의 창단 취지가 그러하듯 처음부터 지금까지 연주가와 객석 간의 진심 어린 교감과 소통을 통해 젊은 연주가에게 동기 부여와 자신감을 높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대구음악발전포럼의 역할을 두고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지만, 변치 않을 것은 우수한 신인 연주자 발굴과 활동 무대를 만드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회원의 면면을 보면 지역사회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소개해 줄 회원이 있다면.

"우리 회원은 대구지역 여러 분야에서 바쁘게 활동하는 분들로 구성돼 있다. 사업가, 대학교수,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이다. 회원 한 분 한 분 다 소중하다. 소중하지 않은 분이 한 분도 없어, 회원들을 다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다. 바쁘셔서 음악회에 한두 번 참석을 하지 못하는 회원도 있지만, 회원으로 활동해 주시며 찬조를 아끼지 않고 있는 회원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포럼 창립 10년을 맞는 올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고 들었다.

"대구음악발전포럼으로 봐선 10주년을 맞는 올해가 중요한 해다. 우선 9월 1천석 규모의 수성아트피아에서 예정된 포럼 10주년 음악회에 많은 시민을 초청하는 것이다. 또 동구 혁신도시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회원과 지역 음악인들과의 소통을 위한 야외음악회도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 회원간의 소통을 통해 대구음악발전포럼이 더욱 발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월부터 신임 회장을 맡게 되는 반용석 회장이 잘 이끌어 줄 것으로 믿는다."

▶끝으로 대구시민과 지역 음악인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는 세무사로서 음악에 대해 깊이 있게는 모르지만, 음악은 사회를 정화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평화를 얻고, 갈등을 해소하고 또 범죄예방효과도 있다고 본다. 지역의 음악인들도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어렵지만 힘을 내 지역 문화창출에 좀 더 노력을 해주었으면 한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한다. 진정한 선진국은 문화예술이 부흥한 나라다. 대구시민 여러분도 문화예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사랑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시민 모두가 이를 잘 극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를 바란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