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삼형제 사진전' 열려...범어아트스트리트 벽면 갤러리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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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4   |  발행일 2020-05-18 제24면   |  수정 2020-05-15
배진영-진석-진덕씨 삼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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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작.

가족이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건 행복하다. 서로가 가는 길이 다르고 사는 곳도 다르지만, 함께하는 매개체가 있다면 유대감은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삼형제 포토마추어(아마추어 사진가)'가 각각 '나무', '있는 그대로', '집에서'를 주제로 '삼형제 사진전'을 갖는다. 오는 19일부터 6월1일까지 대구 범어네거리 지하 범어아트스트리트 벽면갤러리에 총 47점을 건다. 삼형제는 이번 사진전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가족 간 응원하고 위로하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맏이인 배진영 작가는 36년간 교직에 몸담았다. 대구시교육청 교육연구관을 끝으로 퇴직해 현재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다. 70년대초 (경북)중학교 2학년 때 선친으로부터 받은 니콘F2 필름카메라에 매료돼 고교 때까지 혼자 촬영 여행을 다니다가 경북대 사우회(사진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보다 깊이 있게 사진을 알게 된 후 틈나는 대로 사진을 찍어왔다. 이번 전시회는 퇴직 기념 개인사진전을 연 뒤 두 번째다. 


그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를 테마로 삼았다"면서 "그러나 나무는 한 순간도 같은 적이 없었다. 어쩌다 마주친 나무가 바로 나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그 나무를 찍으면서 피사체 역시 나를 찍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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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석 작.
둘째 배진석 작가는 공인회계사로, 경기도 고양에서 <주>타라커피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 역시 어릴 때부터 형을 따라 카메라와 벗하며 살아오고 있다. 


배 회계사는 "세상을 담으려고 셔터를 누르지만 결국 사진 속에 담긴 건 나 자신이다. 사진 속 세상과 나의 모습도 결국 빠르고 급하고 게으르고…, 노력은 했지만 타고 난 그대로일 뿐"이라며 "형, 동생과 함께하는 사진전을 통해 부족한 나를 더욱 마주 보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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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덕 작.
막내인 배진덕 변호사(대구변호사회 전 홍보이사)는 두 형과 달리 2000년대 들어 늦깎이로 사진에 입문했다. 하지만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듯 형들보다 더 몰입했다. 대구변호사회가 펴내는 회지 표지에도 여러 번 그의 작품이 실렸다. 배 변호사는 평소 걷기와 산책을 취미로 하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소소한 풍경을 찍어왔다. 이번 작품은 집에서 맞이하는 매일 다른 일상의 장면들을 간추린 것이다.


그는 "가끔 씩 지루하게 느껴지는 일상이지만 단 하루, 한 시각도 같은 일상은 없다. 일상은 우리에게 늘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안일함과 게으름으로 못 보았을 뿐이다. 코로나19가 그걸 더욱 깨닫게 해주었다"면서 "지금의 일상을 더 사랑하며 즐겨야 겠다"고 했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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