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리사 기지로 극단적 선택 시도 홀몸노인 구해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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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2 07:36  |  수정 2020-06-02 14:34  |  발행일 2020-06-02 제11면
코로나 탓 경로당 등 못다녀 우울증 심해져

생활지원사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이 심해져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홀몸 어르신이 생활관리사의 노력으로 목숨을 구했다.

지난달 27일 정다운재가노인돌봄센터에 따르면, 생활관리사인 구본녀씨(50·사진)가 지난 5월19일 오전 11시쯤 대구 서구 비산동에 있는 한 어르신 집을 찾았다. 노인맞춤 돌봄 사업인 '독거노인 안전확인'을 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한 것. 그러다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어르신을 우연히 발견했다. 구씨는 신속히 어르신의 행동을 막았다. 이후 가족 및 센터와의 연락을 통해 보호자가 도착할 때까지 어르신을 안정시켰다.

어르신이 평소 종교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을 기억해 종교와 관련한 대화를 끊임없이 나눴다. 구씨는 지난 1월1일부터 노인맞춤돌봄사업의 생활관리사로 해당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생활관리사로 일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정다운재가노인돌봄센터의 대처도 빨랐다. 센터는 구씨의 연락을 받고 5분 만에 담당 직원들을 보냈다. 구씨와 센터 직원들은 한동안 어르신에게 주변 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 과정에서 어르신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장기간 사회적 거리 두기로 평소 즐겨찼던 경로당·복지관·성당 등을 갈 수 없게 되자 우울증이 심화됐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들은 어르신을 대구 서구정신건강복지센터과와 연계시켜 자살위험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 지원서비스를 받도록 배려했다.

어르신은 주간보호센터 돌봄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생활관리사들의 전화통화 및 가정방문을 통해 밀착 관리를 받고 있다. 최근엔 우울감이 많이 낮아졌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조진현 센터장은 "생활관리사 대부분은 해당 지역사회에 많은 활동을 하는 분이어서 어르신들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살·학대·중독 등 위기 노인 보호를 위해 돌봄지원 체계 등을 더욱 촘촘히 하겠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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