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사시(斜視)…방치땐 평생 시력저하, 조기진단 중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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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1   |  발행일 2020-08-11 제18면   |  수정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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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가명·6)양의 어머니는 1년 전부터 딸아이의 눈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피곤할 때 그리고 멍하게 있을 때 딸아이의 좌측 눈동자가 바깥으로 빠지면서 초점이 안 맞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그는 아이와 함께 안과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병원을 찾은 아이는 의료진에게 "가끔씩 한 물체가 두 개로 보이고, 밝은 곳에 가면 왼쪽 눈이 부시다"고 설명했다. 안과 검사에서 양쪽 눈의 시력은 모두 1.0으로 정상이었고, 각막·시신경 등 해부학적으로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안구운동검사에서 왼쪽 눈의 35 프리즘 디옵터의 외사시가 관찰됐고, 간헐외사시로 진단됐다. 이후 몇 번의 외래 진료를 통해 시력의 변화, 사시각의 추이, 발현 빈도 등을 살펴본 뒤 사시 수술을 시행했고, 안구의 정렬은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수술 후 1년이 지난 현재 환자는 연 2~3회 안과에 내원하여 시력 검사, 사시각 검사 등을 받으며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

두 눈 시선 다른 곳 응시…부모 세심한 관찰 필요
국내유병률 1.5%…간헐외사시가 가장 흔한 종류
자연 회복 드물고 시간 경과시 사시각·빈도 증가

◆사시는 왜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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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교수)

10일 전문의들에 따르면, 사시(strabismus·squint)는 의학적으로 안구의 정렬 상태가 바르지 못해 시축이 평행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다시 말해 양 눈동자가 서로 다른 지점을 바라보는 안질환으로, 한 눈이 정면을 바라볼 때 다른 한 눈의 눈동자가 바깥으로 나간 경우 외사시, 안으로 들어간 경우 내사시, 위로 올라간 경우 상사시, 아래로 내려간 경우 하사시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유병률을 조사했을 때 약 1.5 %에서 발생하고, 앞서 환자 사례에서 언급한 간헐외사시가 전체 사시 중 가장 흔한 종류의 사시로 알려져 있다.

사시 환자에게서 편위된 사시안에 적절한 시자극이 전달되지 못해 시각 발달이 저해될 수 있고, 외관상 및 심리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사시는 자연 회복이 드물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시각 혹은 발현 빈도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안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사시의 원인은 종류에 따라 구체적 원인이 있는 사시도 있고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동안신경마비·활차신경마비·외향신경마비와 같은 뇌신경 마비에 의한 마비사시, 듀안안구후퇴증후군과 같은 사시는 신경학적 이상이 원인이고, 외안근 혹은 안와의 구조 이상으로 인해 사시가 나타나는 경우는 해부학적 이상이 원인이다.

소아 환자에게서 주로 진단되는 간헐외사시·조절내사시·영아내사시 등과 같은 경우는 발생 원인에 대해 융합 기능의 이상, 근육 자체의 이상, 신경지배의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을 뿐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시 환자 중 유전성 사시의 발생률은 30~70%로 다양하고, 가족력을 가진 경우도 37%로 보고되고 있지만, 단순히 유전법칙을 따른다기보다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비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시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두 눈의 초점이 어긋나 있는 만큼 사시인 경우 눈 피로, 특히 장시간 독서를 할 때 두통·복시를 느낄 수 있다. 간헐외사시의 경우 눈부심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눈부심과 외사시와의 관련에 대해 아직 만족할 만한 설명은 없지만, 밝은 햇빛이 망막을 자극함으로 인해 융합을 방해하기 때문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이 밖에 물체가 작고 가깝게 보이는 소시증(micropsia)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주관적인 증상 이외에도 약시, 억제, 입체시의 저하와 같은 기능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고 수직 사시의 경우 고개 기울임 및 안면 비대칭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다 미용적으로 사시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표시 날 정도인 경우 타인과의 눈 맞춤을 피하는 등의 심리적 위축, 자신감 저하와 같은 정신건강의학적·사회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시로 인해 두 눈의 정렬이 심하게 어긋난 경우는 외견상으로도 사시가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정도가 심하지 않거나 간헐외사시와 같이 사시가 항상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안과에서 가림검사, 가림안가림검사, 머리기울임검사, 교대가림검사 등으로 사시의 유무를 확인하고 프리즘을 이용해 사시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필요 시 CT·MRI와 같은 영상장비를 이용해 원인을 확인할 수도 있고, 환자의 해부학적 이상 및 감각기능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시력 검사, 안저 검사, 굴절검사, 입체시 검사 등을 시행한 후 복합적으로 판단해 치료 계획을 정한다.

치료의 목적은 눈의 위치를 교정하고 양안시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아의 경우 사시약시를 예방하고 두 눈을 같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치료는 사시의 종류 및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수술적 치료는 눈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외안근을 후전 혹은 절제함으로써 안구 위치를 바르게 하는 것이고 비수술적 치료는 굴절이상의 교정, 프리즘안경 착용과 같은 광학치료 혹은 가림치료, 처벌치료와 같은 약시치료 등이 있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를 병합 혹은 단독으로 시행한다.

이동훈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안과)는 "사시의 경우 종류와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고, 일부 사시는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해당 증상이 보일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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