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시대 구직자 필승 전략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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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0   |  발행일 2020-08-20 제17면   |  수정 2020-08-20
핵심 키워드로 자소서 내용 숙지
장점 부각되는 경험 내세워야
인적사항 직·간접적 노출 주의
경력 기술은 최대한 상세하게
꼬리 무는 질문들 답변도 준비

취창업
영남이공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업난을 겪고 있는 국내외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면접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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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채용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를 묻는 것이 불법이 됐다. 학연·지연이 채용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 대기업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의 비중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펙 위주의 관행을 바로잡고 직무 위주로 인재를 선발하는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 역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 시대를 맞아 구직자들도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스펙이 아닌 경험·경력 위주의 자기소개서

블라인드 채용 시대에도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할 관문은 서류 전형이다. 모든 인적사항을 표기하는 것이 금지된 블라인드 전형의 경우,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가늠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자기소개서 작성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인적사항 노출 여부다. 개인정보를 암시하는 문구를 작성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직·간접적으로 학교명, 나이, 성별, 출신지, 가족관계 등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e메일 주소 역시 학교나 출신 단체 도메인이 아닌,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대형 포털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최근 자기소개서 문항들은 주로 지원 직무에 맞는 경험과 경력을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경력 기술을 요구한다면, 자신이 맡았던 업무와 역할 등을 상세히 기록할 필요가 있다. 경력은 최근 경력부터 써 내려가는 것이 유리하며 작은 성과라 해도 본인이 느낀 바가 있다면 강조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팁이다.

각종 공모전 수상 내역이나 동아리 활동 등은 과장해 적기보다 사실에 근거해서 적을 것을 권한다. 제출 서류로 증빙서류를 요구하는 기관·기업체가 늘고 있고, 해당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시 부적격자로 탈락 처리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험을 통한 가치관을 묻는 문항의 경우 사례를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 완수하기 어려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던 일은 적극성을 돋보이게 한다.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는 창의성을, 다른 사람과 협업해 성과를 냈다면 팀워크와 희생을 자신의 가치관으로 내세우는 데 적합하다.

◆면접 시 직무역량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면접 역시 블라인드 채용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학력 등 인적 사항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그 대신 자신의 인성과 가치관, 특히 직무역량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블라인드 채용 과정에서 면접은 경험을 물어보는 질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면접관들에게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이들은 오로지 1차 서류전형에서 제출했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질문을 하고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원자들은 자신이 작성했던 자기소개서를 숙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면접을 많이 보는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면접에 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기소개서 내용을 대답하지 못한다면, 작성 내용과 지원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입을 모은다. 자기소개서에 추상적으로 표현한 부분에 대해 집요한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대답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답변을 할 때는 자신이 처했던 상황, 대처 방법 및 행동, 결과, 깨달은 점 순으로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연습을 할 때는 자기소개서에 몇 가지 키워드를 정하고 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숙지하면 기억하기 쉽다. PT 면접의 경우 정해진 시간 내 명확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 스터디 등을 통해 시간을 설정하고 말하는 연습을 반복해서 하는 편이 유리하다. 주제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는 것은 감점 요소로 작용한다. 두괄식으로 해결책을 바로 제시하고 결과에 이르게 된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용과정에서 공정성 확보는 우리 사회의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었다. 블라인드 제도 도입은 채용비리, 학벌주의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제도에 대한 의구심을 거둘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하고, 구직자들도 자기주도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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